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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뇌작용, 종교는 환상"…논쟁적 철학자 대니얼 데닛 타계

진화론과 신경과학에 입각해 인간 의식의 본질 파헤쳐 도킨스 등과 더불어 '新무신론의 기수'로 불려

"마음은 뇌작용, 종교는 환상"…논쟁적 철학자 대니얼 데닛 타계
진화론과 신경과학에 입각해 인간 의식의 본질 파헤쳐
도킨스 등과 더불어 '新무신론의 기수'로 불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인간 의식과 종교의 본질에 대한 도발적 주장으로 논쟁을 몰고 다닌 미국의 철학자 대니얼 데닛이 타계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2세.
데닛의 아내인 수전 벨 데닛은 남편이 19일 메인주 포틀랜드의 메인 메디컬센터에서 간질성 폐 질환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데닛은 형이상학적 접근을 철저히 배제하고 유물론·진화론적 시각과 신경과학적 방법에 따라 인간의 의식과 마음의 본질을 탐구한 세계적 석학이다.
그는 인간의 의식이 뇌 내 신경세포(뉴런)가 주고받는 신호일 뿐이며 마음·영혼과 육체가 별개라는 등의 다른 견해는 "대단히 순진하고 반(反)과학적"이라고 여겼다.


데닛에게 인간의 뇌는 생화학적 컴퓨터였다. 또한 개인 고유의 자기인식 역시 뉴런 작용의 결과물이며 의식, 기억, 자기감각과 같은 것들도 뇌의 다른 기능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데닛은 다윈의 진화론을 자신의 모든 철학의 근거로 삼았다. 인간의 의식 역시 자연선택을 통해 형성된 뇌의 작용이며 뇌를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그의 연구는 과학철학은 물론 인지과학, 심리학, 인공지능 연구 등 과학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데닛은 또한 거침없는 무신론자였다.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 등을 쓴 리처드 도킨스, '종교의 종말'과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등을 출간한 샘 해리스,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쓴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무신론자들과 함께 '신무신론의 네 기수'로 불리기도 했다.
데닛은 다만 종교가 인간의 유용한 발명품으로 어느 정도는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도킨스, 해리스, 히친스와의 대담을 엮은 책 '신 없음의 과학'(원제 Four Horsemen)에서 "종교적 조직에서 받은 무조건적인 환영이 없다면 인생이 황량해지고 외로워질 사람이 많다. 많은 것이 적당히 있으면 심하게 해롭지 않고 지나칠 때만 해롭다. 종교도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데닛의 주장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다른 저명한 신학자나 사상가, 종교인들로부터 숱한 비판을 받았으나 그는 이들과의 지적인 논쟁을 피하지 않았다. 자연선택 외에 돌연변이 등 다른 진화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진화 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와의 논쟁이 유명하다.
데닛은 또한 다른 현대 철학자들과 달리 대중들도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글을 쓰면서 20권이 넘는 저서와 수십편의 논문을 남겼다. 주요 저서로 '설명된 의식'(Consciousness Explained), '다윈의 위험한 생각'(Darwin's Dangerous Idea), '마음의 진화'(Kind of Minds), '브레인스톰 '(Brainstorms: Philosophical Essays on Mind and Psychology) 등이 있다.
1942년 3월 보스턴에서 태어난 데닛은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일했던 부친을 따라 어릴 때 잠시 베이루트에서 살았다. 하버드대에서 이슬람학을 연구한 부친은 대사관 문화부 직원 신분을 위장한 비밀 정보요원이었고 모친은 교사였다.
데닛은 1963년 철학 전공으로 하버드대 학부를 졸업했고 1965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 지도교수는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을 비판한 길버트 라일이다.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그는 1965년∼1971년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어바인)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이후 보스턴 인근의 터프츠대 철학교수로 있었다. 터프츠대에서는 인지연구센터 소장을 겸했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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