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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한방직 터 153층 타워 '전주 랜드마크' 되나…복합쇼핑몰도 들어서

전주 '마지막 노른자 땅'이라 불리는 효자동 옛 대한방직 터를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도로를 끼고 전북특별자치도·전북경찰청 청사와 아파트 단지 등이 있다. 사진 ㈜자광
전주 '마지막 노른자 땅' 개발
전북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 땅'이라 불리는 효자동 옛 대한방직 터가 도시계획 변경 협상 대상지가 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2017년 ㈜자광이 해당 부지를 1980억원에 사들인 지 7년 만이다. ㈜자광은 주택 건설 등 부동산 개발과 리조트·레저·골프장 사업 등을 하는 회사다.

20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6일 전주상공회의소에서 시민·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시행사인 ㈜자광 측은 도유지·시유지를 포함한 23만565㎡(6만9700평) 부지에 6조2000억원을 들여 470m 높이 153층 타워(놀이시설 포함)를 비롯해 15층 5성급 호텔(200실), 49층 아파트 10개 동(3399가구), 34층 오피스텔 1개 동(558가구), 5층 복합쇼핑몰(판매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다.

전주시는 지난 1월 18일 사업 제안서를 낸 ㈜자광과 용도 변경으로 생기는 초과 이익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환수할지 등을 논의하는 사전 협상에 착수했다. 이후 전북특별자치도와 협의해 공업용지인 현 부지를 각각 50%씩 일반상업지역·준주거지역으로 바꾸기 위한 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 변경과 사업 계획 승인(착공)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자광이 지난 16일 주민설명회 때 공개한 옛 대한방직 터 개발 구상이 담긴 청사진. 사진 ㈜자광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공원 조성"
제안서엔 교통난을 막기 위해 지하차도를 만들고, 주변 도로·교량을 확충하는 내용이 담겼다. ㈜자광은 대지 면적 40% 내외 '공개공지(8만1789㎡)'에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도심형 공원·녹지를 만들 예정이다. '공개공지'는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하기 위해 사적인 대지 안에 일반인에게 상시 개방하는 공적 공간이다. ㈜자광은 "시민공론화위원회 권고에 따라 공공기여 범위는 개발 후(종후) 감정 평가액 40%가 사실상 지가 상승분 100%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광 측은 올해 말 착공, 타워 상층부를 상시 공연장과 이색 화장실 등으로 꾸며 '전주 랜드마크'로 만드는 게 목표다. 공사 기간은 4년 6개월이다. "타워에서 '파노라마 뷰(360도 경치 감상)'가 가능하고 50㎞가량 떨어진 새만금 지구까지 볼 수 있다"는 게 ㈜자광 측 설명이다.

㈜자광이 전주시에 제안한 옛 대한방직 터 개발 사업 개요. 사진 ㈜자광 옛 대한방직 터에 들어설 470m 높이 153층 타워(놀이시설 포함)를 비롯해 15층 5성급 호텔(200실), 49층 아파트 10개 동(3399세대), 34층 오피스텔 1개 동(558세대), 5층 복합쇼핑몰(판매시설)과 주변 지하차도·도로·교량 배치도. 사진 ㈜자광
전주시민회 "자본 잠식 우려…재논의"
일각에선 "153층 타워는 천문학적인 땅값 차액을 노린 거짓말"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주시민회는 지난 15일 ㈜자광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자본 잠식 우려가 있다"며 "전주시는 사전 협상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광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통해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며 "일회성 부실기업이 5000억원이 넘는 타워 건축 비용을 빌릴 수 없다"고 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광과 그 관계사 순자산은 -286억원이다. ㈜자광과 지분 투자로 얽힌 스페이스자광·자광홀딩스·자광건설 등 6개 특수관계사 자산 총합은 1조3079억원이고, 부채 총합은 1조3362억원이다. 자광 재무제표를 감사한 회계법인은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더 많다"며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언급했지만, 감사 의견은 '적정'으로 표시했다.

이에 대해 ㈜자광 전은수 회장은 "시공사 책임 아래 동시 착공·준공이 목표"라며 "그동안 이자만 2000억원가량 들어간 건 허가가 늦어졌기 때문이고, 공사가 시작되면 이자 부담과 부채 등은 상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먹튀(먹고 튀다)' 우려에 대해선 "공사가 마무리되면 타워에 (경기 용인시) ㈜자광 본사를 이전할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자광은 타워 관광 수익으로만 연간 200만명 수용 시 연 40억원을 예상했다. 이와 함께 2조5000억원 경제효과와 일자리 창출(공사 시 2만5000명, 준공 후 5000명), 연간 2000만명 이상 관광객 유입 효과를 기대했다.

우범기(왼쪽) 전주시장이 2022년 8월 17일 시장실에서 대한방직 터 소유주인 ㈜자광 전은수 회장과 공개 회동을 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이날 대한방직 터에 짓기로 한 153층 '익스트림 타워' 모형을 우 시장에게 선물했다. 연합뉴스
전주시 "시 허락 없이 땅 거래 불가"
전주시는 "㈜자광은 시민공론화위원회 권고 사항을 반영한 시 지침을 토대로 개발 계획을 세웠다"며 "시행사와 PF에 참여하는 금융사, 시공사 등 삼박자를 갖춰 추진하기에 사업엔 문제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임정빈 시 종합경기장개발과장은 "다음 달 토지 거래 허가 구역을 지정하면 시 허락 없인 마음대로 땅을 팔고 떠날 수 없다"고 했다.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먹튀' 논란
1975년 문을 연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애초 '먹튀'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대한방직이 450억원짜리 공장 터를 2017년 ㈜자광에 1980억원에 팔아넘기면서다. 전북도는 신시가지 개발을 추진하면서 공업지구인 대한방직 전주공장이 '여직공 등 일자리 수백 개를 창출한다'는 이유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대한방직은 약 1500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기고 전주를 떠났다.

㈜자광은 2018년 11월 도유지 일부와 시유지를 포함한 23만565㎡(6만9700평) 부지에 공동주택 3000세대와 복합쇼핑몰, 153층 타워, 호텔 등을 짓는 2조원 규모 사업 계획을 전주시에 제안했다. 하지만 전주시는 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용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시민공론화위원회가 2021년 2월 대한방직 터를 상업 중심으로 개발하되, 전체 터 40%를 계획 이득으로 환수하는 권고문을 내놨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물러나고 2022년 7월 새로 취임한 우범기 시장이 같은 해 8월 17일 ㈜자광 전은수 회장을 만나면서 지지부진하던 옛 대한방직 터 개발 사업 물꼬도 트였다. 그사이 개발 계획은 일부 바뀌었다. 시민단체 반발은 '복병'이다.

김준희 기자




김준희(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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