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애시당초’는 없는 말
“애시당초 금연은 안 될 일이었어” “끼니를 거르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애시당초 무리였다.”위에서처럼 일의 맨 처음을 나타낼 때 ‘애시당초’라는 말을 쓴다. ‘애시’와 ‘당초’가 만나 ‘애시당초’가 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이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애시’는 ‘애초’의 사투리이므로 ‘애초’라는 말을 써야 한다. ‘애시당초’ 역시 ‘애당초’가 맞는 말이다.
‘애당초’는 ‘애시’와 ‘당초’가 아닌 접두사 ‘애-’와 ‘당초’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다. ‘당초(當初)’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을 나타내는 말로 “일이 당초의 생각과는 다르게 풀렸다” “그의 본심이 어디 있는지는 당초부터 알 만한 것이었다” 등처럼 쓰인다. 이 ‘당초’에 ‘맨 처음’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애-’가 붙어 ‘애당초’가 됐다. 즉 접사 ‘애-’를 붙여 ‘당초’의 뜻을 한 번 더 강조한 말이 ‘애당초’다.
‘애당초’는 “그 일은 애당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끝까지 해낼 각오가 없으면 애당초 시작하지 마라” 등과 같이 사용된다. 줄여 ‘애초’로도 쓸 수 있다.
비슷한 말로 ‘애저녁’이 있다. 그러나 ‘애저녁’도 ‘애시당초’와 마찬가지로 표준어가 아니므로 ‘애당초’로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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