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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앞둔 우상혁 "국민들께 멋진 하루 선물 하고파"

도쿄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뒤 활짝 미소지은 우상혁과 김도균 감독. 사진공동취재단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육상 팬들은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의 투혼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간발의 차로 4위에 올라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환하게 웃는 우상혁에게는 찬사가 쏟아졌다.

3년이 지난 2024년, 우상혁은 국민의 응원과 격려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바를 넘는다.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홍콩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우상혁은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파리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파리 올림픽 대비 훈련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트랙 앤드 필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 그의 목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도로 경기인 마라톤에서만 메달을 땄다.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금메달)와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가 시상대에 섰다. 일장기를 달고 뛴 고 손기정 선생도 1936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다.



부담감이 가장 큰 적이다. 우상혁은 "올림픽은 운동선수가 참가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축제라고 생각한다. 그냥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항상 경기를 마치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높이 뛸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며 "그런 아쉬움이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경례를 하며 경기를 마치는 모습. 공동취재단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관준들의 박스률 유도하는 우상혁. 장진영 기자
도쿄올림픽 당시 국군체육부대 소속 현역 군인이었던 우상혁은 멋진 경례 세리머니를 했다. 이후에도 두 팔을 치켜들고 포효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선보였다. 관중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손뼉을 유도하기도 한다. 우상혁은 "세리머니를 미리 생각해서 하는 편은 아니다. 그냥 경기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동작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높이뛰기는 다른 선수와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먼저다. 1㎝라도 더 높이 뛰기 위해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절제하는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한다. 쌀밥과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던 그가 호밀빵과 샐러드로 주식을 바꾼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덕분에 키가 1m88㎝인 그는 60㎏ 후반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낸 우상혁. 장진영 기자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선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국제대회와 훈련 장소를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올해에도 유럽에서 열린 실내 대회에 4번 출전했고, 현재는 홍콩에서 훈련 중이다. 우상혁은 "높이뛰기 훈련은 당연히 힘들다. 하지만 힘들이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누군가는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그걸 극복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새로운 지평을 연 '개척자'다. 2022년 실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땄고, 그해 세계선수권에선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해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따냈다. 이제 남은 건 올림픽 메달뿐이다.

육상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연합뉴스
우상혁의 개인 최고기록이자 한국기록은 2m36이다. 올해 실내 대회에선 2m33이 최고기록이었다. 올 시즌 기준으로는 해미쉬 커(호주·2m36)에 이어 공동 2위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도쿄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무타즈 바르심(33·카타르)이다. 우상혁은 도쿄올림픽 공동 우승을 차지한 잔마르코 탬베리(32·이탈리아), 미국의 주본 해리슨(25)과 2·3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입상권에 들기 위해선 일단 2m37을 넘어야 한다. 우상혁의 목표도 2m37이다. 올해 실내 대회에서 두 차례 2m37에 도전했지만 한 번도 넘지 못했다. 그는 "충분히 넘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림픽 전에 일단 한 번 넘은 뒤 올림픽에서도 보기 좋게 뛰어넘겠다"고 했다.

파리올림픽에서도 경쟁을 펼칠 우상혁과 바르심. 장진영 기자

파리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우상혁은 4월 다이아몬드리그에 불참하기로 했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피치를 올릴 계획이다. 도쿄올림픽 당시 높이뛰기 TV 시청률은 19.2%로 올림픽 전체 종목 중 1위였다. 우상혁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과거 영상을 잘 안 보는 편"이라며 "현재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에만 신경을 쓴다"고 했다.

우상혁의 올림픽 도전은 8월 11일 새벽 3시(한국시간)에 시작된다. 우상혁은 "대한민국 선수로 올림픽에 나가는 건 큰 영광이다. 여러분의 응원에 큰 힘을 받는다.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높이 뛰어보겠다"고 약속했다.



김효경(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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