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앞둔 우상혁 "국민들께 멋진 하루 선물 하고파"
육상 팬들은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의 투혼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간발의 차로 4위에 올라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환하게 웃는 우상혁에게는 찬사가 쏟아졌다.
3년이 지난 2024년, 우상혁은 국민의 응원과 격려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바를 넘는다.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홍콩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우상혁은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파리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트랙 앤드 필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 그의 목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도로 경기인 마라톤에서만 메달을 땄다.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금메달)와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가 시상대에 섰다. 일장기를 달고 뛴 고 손기정 선생도 1936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다.
부담감이 가장 큰 적이다. 우상혁은 "올림픽은 운동선수가 참가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축제라고 생각한다. 그냥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항상 경기를 마치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높이 뛸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며 "그런 아쉬움이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높이뛰기는 다른 선수와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먼저다. 1㎝라도 더 높이 뛰기 위해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절제하는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한다. 쌀밥과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던 그가 호밀빵과 샐러드로 주식을 바꾼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덕분에 키가 1m88㎝인 그는 60㎏ 후반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새로운 지평을 연 '개척자'다. 2022년 실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땄고, 그해 세계선수권에선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해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따냈다. 이제 남은 건 올림픽 메달뿐이다.
올림픽 입상권에 들기 위해선 일단 2m37을 넘어야 한다. 우상혁의 목표도 2m37이다. 올해 실내 대회에서 두 차례 2m37에 도전했지만 한 번도 넘지 못했다. 그는 "충분히 넘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림픽 전에 일단 한 번 넘은 뒤 올림픽에서도 보기 좋게 뛰어넘겠다"고 했다.
파리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우상혁은 4월 다이아몬드리그에 불참하기로 했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피치를 올릴 계획이다. 도쿄올림픽 당시 높이뛰기 TV 시청률은 19.2%로 올림픽 전체 종목 중 1위였다. 우상혁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과거 영상을 잘 안 보는 편"이라며 "현재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에만 신경을 쓴다"고 했다.
우상혁의 올림픽 도전은 8월 11일 새벽 3시(한국시간)에 시작된다. 우상혁은 "대한민국 선수로 올림픽에 나가는 건 큰 영광이다. 여러분의 응원에 큰 힘을 받는다.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높이 뛰어보겠다"고 약속했다.
김효경(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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