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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 낙태 합법화 바람…獨 '처벌규정 삭제' 추진

예외규정 뒀지만 "낙태는 기본권"…'가톨릭 보수' 폴란드도 논의

유럽 곳곳 낙태 합법화 바람…獨 '처벌규정 삭제' 추진
예외규정 뒀지만 "낙태는 기본권"…'가톨릭 보수' 폴란드도 논의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임신 12주 이내 낙태 금지 조항을 형법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유럽에서 낙태를 가장 엄격하게 처벌하는 폴란드에서도 최근 새 연립정부가 합법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재생산 자기결정·생식의학 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임신 12주 이내 낙태를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콘스탄츠대학의 형법 전문가 리아네 뵈르너는 "초기 낙태를 기본적으로 불법으로 보는 견해는 유지될 수 없다"며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임신 중기 낙태도 합법화할 수 있다면서 말기는 여전히 불법이라고 보지만 법으로 처벌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지난해 법학·윤리학·의학 전문가 18명으로 위원회를 꾸려 낙태 처벌 여부와 범위를 재검토해달라고 의뢰했다.


독일 형법은 임신중절을 집도한 의사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 임신부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그러나 임신 12주 이내 지정된 기관에서 상담을 거쳐 낙태하면 처벌하지 않는다. 임신부는 12주가 지났더라도 22주까지는 상담을 받았다면 처벌하지 않는 등 예외규정을 폭넓게 뒀다.
독일 헌법인 기본법은 국가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임신을 끝내겠다는 임신부의 의사를 기본권으로 보호해야 한다며 낙태 처벌 규정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법률 개정이 빠르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사회적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데다 연립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야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이날 낙태가 합법화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보내겠다고 경고했다. 칼 라우터바흐 보건장관은 "정부와 의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질서정연한 절차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연립정부도 낙태 합법화를 추진 중이다. 폴란드 하원은 지난 12일 임신 12주 이내 낙태 합법화를 포함한 4개 법률 개정안을 특별위원회에 넘겨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가톨릭 영향력이 큰 폴란드에서는 애국보수 성향인 옛 법과정의당(PiS) 정권이 태아가 기형인 경우에도 낙태를 금지하는 등 안 그래도 엄격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새 연정은 낙태 합법화 법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연정 파트너인 기독보수 성향 '제3의 길'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제3의 길은 기형인 태아의 낙태만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별도로 냈다. 합법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PiS 측 인사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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