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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후세인 미사일엔 참았던 이스라엘…이번엔?

이라크 공습 땐 미국 압박에 보복 공격 안해 가자전쟁·국내정치·대미관계 등 국내외 상황 변수될듯

1991년 후세인 미사일엔 참았던 이스라엘…이번엔?
이라크 공습 땐 미국 압박에 보복 공격 안해
가자전쟁·국내정치·대미관계 등 국내외 상황 변수될듯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의 보복 공습에 재반격할지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공습을 받고도 미국의 압박으로 대응을 자제했던 사례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는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수십발의 스커드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보복 대응을 유도하려는 의도된 도발이었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군 격퇴를 위해 '사막의 폭풍' 작전에 나섰는데 아랍 형제국을 침공한 이라크에 분노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일부 중동 국가도 다국적군에 합류했다.


후세인은 이스라엘을 전쟁에 끌어들여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지지를 약화하려 했다.
후세인은 이스라엘에 40발가량의 미사일을 쐈지만, 피해는 제한적이었다. 10여명이 사망했지만, 대부분은 심장마비나 방독면을 잘못 쓴 데 따른 것이었다.
이츠하크 샤미르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압박에 보복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미국은 샤미르 총리에게 싸움에 나서지 말라고 설득했고 전면적인 중동 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
현재 맹방 미국의 만류 속에 이란에 대한 재보복 여부를 선택해야 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당시 샤미르 정부의 외무부 차관이었고 1991년 방독면을 쓰고 TV 인터뷰에 나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지난 13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에 걸친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 샤미르 총리와 비슷한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 주권 국가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라크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이라크와는 달리 이란은 연합군과 전쟁을 벌이지 않고 있고, 더 큰 미사일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은 수십만발의 미사일과 다양한 로켓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무기가 발사돼도 이스라엘이 반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이스라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에서 낮은 지지율 속에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도 평소에는 상황을 심각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지만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상황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미 싱크탱크 센추리재단의 정책 연구원 달리아 셰인들린은 진단했다.
셰인들린은 가디언에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과거 그가 어땠는지는 상관이 없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항상 이란이 심각한 방식으로 보복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이번 주말 이후 더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운명의 열쇠를 쥔 극우 연정 파트너들은 이란에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의 안보를 뒷받침하는 미국 등 동맹국들은 긴장 고조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안보가 미국 등 다른 국가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발사한 여러 유형의 발사체 300여기 중 99%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다수는 미국, 영국, 프랑스군에 요격됐다. 요르단도 지원에 나섰고 다른 아랍 국가들도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그 나머지를 요격했으며, 이 방공망은 미국의 대규모 지원으로 개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면서 이란의 공격은 상대적으로 경미한 피해를 줬다.
이스라엘은 드론, 미사일, 잠수함은 물론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 이란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무기를 갖추고 있지만 미국의 지원을 더 받을수록 가할 수 있는 타격도 더 강력해진다.
앞서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 CNN 방송은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한 통화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할 것이고 이란을 겨냥한 어떤 공세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고 지원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에 얼마나 더 부담을 줄 수 있을지도 판단해야 한다. 샤미르 전 총리는 정착촌 건설을 놓고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면서 1992년 선거에서 패배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불화는 이란의 공격에 미국이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지지를 거듭 밝히며 방어를 지원하면서 누그러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미국의 만류에도 이란에 대한 대규모 보복에 나선다면 양국 관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이러한 압박 속에 이스라엘은 일단 행동을 미루며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14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적합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이란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1991년에 나타났던 옛 패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동맹국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싸울 때는 분열되며, 이스라엘이 이라크, 이란과 같은 급진적 국가의 공격을 받을 때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기 위해 결집한다고 관측했다.
또 외국 강대국들이 더 이스라엘의 적에 맞서는 것으로 보일수록 이스라엘이 자제하면서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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