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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불법 거주 ‘스쿼트’ 쫓는 사냥꾼

‘스쿼터’ 퇴거 전문 업체 등장
집주인 직접 퇴거금지법 악용
경찰도 손든 사건들 맡아 해결

불법 거주자 사는 집에 들어가
일상 엉망 만들고 동영상 촬영
“실시간 방송한다” 위협해 퇴거

비용 최소 5000불…10여건 처리
퇴거 비용·시간 절약할 수 있어
짧게는 몇시간 최장 몇주도 소요
“시스템 바꾸는 법안 마련 목표”

최근 전국에서 일명 ‘스쿼터(Squatter)’로 불리는 주택 무단 점유자들이 급증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집주인들을 위해 주택 무단 점유자 퇴거 전문업체가 등장해 화제다. 업체 대표 플래시 셸턴은 스스로를 ‘불법 거주자 사냥꾼(Squatter Hunter)’이라고 부른다. 작은 사진은 셸턴이 차고 다니는 호신용 3단봉. 다이애나 맥스웰 기자

최근 전국에서 일명 ‘스쿼터(Squatter)’로 불리는 주택 무단 점유자들이 급증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집주인들을 위해 주택 무단 점유자 퇴거 전문업체가 등장해 화제다. 업체 대표 플래시 셸턴은 스스로를 ‘불법 거주자 사냥꾼(Squatter Hunter)’이라고 부른다. 작은 사진은 셸턴이 차고 다니는 호신용 3단봉. 다이애나 맥스웰 기자

스쿼터 헌터(Squatter Hunter)라는 별명을 얻은 플래시 셸턴은 집주인과 본인의 이름이 적힌 세입자 계약서를 스쿼터에게 건넨다. 그리고는 “지금부터 당신은 내 집에 들어온 침입자”라며 “당신은 불법으로 거주하고 있고 당신이 떠나기 전까지 우리 팀은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스쿼터는 아침 식사 시간이 되기도 전에 집을 떠났다.
 
남가주 집주인들에게 스쿼터의 존재는 악몽이지만 스쿼터 헌터에게는 그저 또 다른 일상일 뿐이다.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하나로 시작한 독특한 자경단 스타일의 스쿼터 헌터는 현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무이한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셸턴 대표의 모토는 ‘그들이 집을 차지할 수 있다면, 나도 집을 차지할 수 있다’이다.  
 
셸턴은 주택에 불법 거주하는 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잘 이해한다. 그 역시 월세를 내야할 때가 되면 이사 다녀야 했던 사실상의 노숙자로 자랐다.  
 
그 삶을 벗어나고자 그는 열여섯 살에 핸디맨(handyman) 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핸디맨 권리옹호단체인 ‘유나이티드 핸디맨 협회(United Handyman Assn.)’를 설립했다. 또 다른 직업인 나이트클럽 문지기로 일하면서 폭력적 상황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허튼수작을 용납하지 않는 단호한 사람이다. 그가 쓰고 다니는 검은색 야구 모자에는 ‘나가(GET OUT)’이라는 글자가 단호히 박혀있다.
 
그가 스쿼터 피해를 당한 건 2019년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는 아들 셸턴과 함께 살기 위해 살던 집을 매물로 내놓았다. 연락 온 한 여성은 돈이 없다면서 집을 수리해줄 테니 집을 빌려달라고 제안했지만, 셸턴은 거절했다. 그러나 집이 비어 있는 동안 그 여성은 뒷문을 통해 침입해 가구를 비롯한 살림살이를 모두 옮겨 이사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로부터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법원을 통한 퇴거 과정이 얼마나 길고 힘든지 악몽 같은 이야기를 들은 후, 창의적으로 접근했다.
 
셸턴은 그의 어머니에게 그를 세입자로 인정하는 임대 계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그 계약서 덕분에 그는 법적으로 어머니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스쿼터들에게도 권리가 있다면 내가 스쿼터 위의 스쿼터가 되어 스쿼터들을 쫓아낼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죠.”
 
그는 샌퍼낸도 밸리에서 10시간을 운전해 어머니의 집에 도착했다. 그 후 스쿼터가 아침에 나가길 기다리며 자신의 지프차에서 잤다. 스쿼터가 나가자 그는 안으로 들어가 감시카메라인 링카메라를 집안 곳곳에 설치했다. 스쿼터가 돌아왔을 때, 그는 자신이 새 세입자라고 설명하고 그녀의 모든 물건을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그가 주택에서 거주할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집에 들어오면 그는 불법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날 저녁 집을 비웠다.
 
셸턴은 스쿼터와의 대화 장면을 녹화한 뒤 ‘하루도 되기 전에 스쿼터를 퇴거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동영상은 수백만의 조회 수와 수천 개의 댓글을 기록했다. 셸턴은 기회를 봤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왜 이런 방법을 진작 쓰지 않았는지 물어왔다”면서 “처음에는 그냥 어머니를 위해 싸웠지만, 그 과정에서 내 스스로를 재창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스쿼터 헌터’가 탄생했다. 셸턴은 이후 squatterhunters.com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스쿼터 퇴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일년 동안 그는 수백 건의 줌 상담을 진행하며, 집주인들에게 스쿼터 퇴치  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사업은 번창하고 있다. 상담 자체는 무료지만, 고객들에게 스쿼터 퇴치법안을 지지하는 고펀드미(GoFundMe) 계좌에 150달러를 기부해줄 것을 요청한다. 지금까지 그는 거의 9000달러를 모금했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서 약 10건의 작업을 처리했다.  
 
스쿼터 퇴거 작업에 대한 최소 요금은 약 5000달러지만 최고 비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퇴거 작업은 짧게는 3~4시간에서 때로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그가 만난 한 집주인은 스쿼터를 법적 절차를 통해 퇴거시키기 위해 소송비용 등 10만 달러를 썼지만 소용없었다.
 
스쿼터는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임대료가 치솟고 저렴한 주택이 사라지고 있는 가혹한 캘리포니아 주택 시장의 산물이다.
 
부동산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LA의 중간 렌트비는 2750달러로, 전국(2045달러)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로 급증한 주택 가치는 남가주에서 빈부 격차를 확대시켰으며, 많은 세입자들을 절박한 재정 상황에 처하게 했다.
 
정식 계약을 통해 집을 임대한 세입자는 스쿼터들과 다르다. 세입자가 임대료 지불을 중단하더라도 여전히 보호를 받는다. 임대인은 공식적인 추방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는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렌트우드 지역 고급 저택에서 무려 570일간 무료로 머물렀던 엘리자베스 허쉬혼은 정식 세입자였다. 임대료를 내지 않았지만, 입주에 대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가능했다.
 
최근 엘리자베스 허쉬혼이라는 여성이 임대료를 내지 않고 570일간 거주해 논란이 됐던 브렌트우드의 대저택에서 집주인 샤샤 요바노비치가 그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앨런 샤벤 기자

최근 엘리자베스 허쉬혼이라는 여성이 임대료를 내지 않고 570일간 거주해 논란이 됐던 브렌트우드의 대저택에서 집주인 샤샤 요바노비치가 그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앨런 샤벤 기자

이에 반해 스쿼터는 사실상 무단 침입자로, 허가없이 부동산에 들어가 거기에 머무는 사람이다. 무단 침입은 불법이며, 스쿼터는 합법적으로 집에 거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세입자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될 때까지 그들은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만약 집주인이 그들을 집에서 쫓아내려 하면 괴롭힘 또는 폭행에 대한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경찰이 즉시 스쿼터를 제거할 수 없는 이유들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스쿼터가 임대인이 거기에 살도록 허락했다고 주장하거나 가짜 임대 계약을 제시할 수 있어 상황을 더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
 
부동산 에이전트 모렛은 그가 관리하고 있는 건물 밖의 차고 아래 살고 있는 스쿼터를 퇴거시켜달라 경찰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무단 침입 금지(No Trespassing)’ 표지판을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
 
셸턴은 스쿼터 퇴거 요청건을 신중하게 선택한다. 첫째, 그는 정식 세입자가 아닌 오직 스쿼터 퇴거건만 맡는다. 또 스쿼터가 그 집에 살고 있다는 신고가 아직 접수되지 않은 건만 다룬다. 판사가 이미 그들에게 세입자 권리를 부여한 경우, 그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그는 지역 경찰을 방문해 본인의 역할에 대해 사전에 설명한다. 그렇게 하면, 적대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이 이미 그의 구체적인 계획과 의도를 알고 있어 의도치 않은 문제들을 막을 수 있다.
 
그 후, 그는 집주인에게 자신을 세입자로 선언하는 임대 계약을 작성하게 하고 그것에 서명하는 장면을 녹화한다. 만약 그가 법정에 가게 되면, 그 집이 자신에게 속한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 증거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가주의 자력퇴거(evictions by self-help) 금지법은 임대인이 직접 세입자를 쫓아내려 시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모든 사건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쿼터 퇴치에는 쉬운 방법과 어려운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쉬운 방법은 스쿼터가 외출하길 기다렸다가 그들이 없는 사이 부동산을 점령한다. 대문 자물쇠를 바꾸고 보안 카메라를 설치한다.
 
“이후 싸움의 상황은 바뀌게 됩니다. 집주인들이 그들을 내보내기 위해 다투는 게 아니라 스쿼터들이 집안으로 들어오려 싸우게 되죠.”
 
어려운 퇴치법은 해당 주택에서 스쿼터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셸턴은 “만약 그들을 부동산에서 몰아낼 수 없다면, 그들과 함께 거기에 사는 것이 마지막 방법”이라며 “집에 그냥 들어가서 소파에 앉아 시리얼 한 그릇을 따른 뒤 ‘여보, 나 집에 왔어!’라고 천연덕스럽게 외친다”고 설명했다.
 
그 후 스쿼터에게 본인 이름으로 된 임대 계약 사본을 건네면서 난 아무데도 안가니 알아서 하라고 경고한다. 최악의 위협은 스쿼터들의 생활 상황을 비참하게 할 감시카메라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온라인을 통해 중계해 그들의 삶을 ‘리얼리티쇼’로 바꿀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대개 하루가 지나기 전에 떠난다.
 
스쿼터들이 평화롭게 떠나면 그들의 신원을 비밀로 유지해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그는 스쿼터들의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리고 그들의 반응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다. 그는 집주인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스쿼터 블랙리스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셸턴은 스쿼터를 추적하는데 평생을 보내고 싶진 않다고 한다. 하지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압도적인 상황이다.
 
최종 목표는 정책 변경이다. 그는 스쿼터 퇴치법 촉구를 위해 고펀드미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스쿼터를 퇴치할 수 있는 법 집행관의 권한을 확대하고 판사가 스쿼터에게 배상금 지불을 명령하기 쉽게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는 “시스템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법안에 내 이름이 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문은 LA타임스 4월9일자 1면 'A handyman who out-squats the squatters' 제목의 기사입니다.

원문은 LA타임스 4월9일자 1면 'A handyman who out-squats the squatters' 제목의 기사입니다.


잭 플레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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