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새로운 중동 꿈꾸던 이스라엘, 가자전쟁 반년만에 '글로벌 왕따'

'학살 피해자'에서 무차별 공격 '가해자'로 국제사회 인식 변화 사우디 수교 협상 중단 속 주변국 관계 악화…"건국 후 처음으로 존립에 의문"

새로운 중동 꿈꾸던 이스라엘, 가자전쟁 반년만에 '글로벌 왕따'
'학살 피해자'에서 무차별 공격 '가해자'로 국제사회 인식 변화
사우디 수교 협상 중단 속 주변국 관계 악화…"건국 후 처음으로 존립에 의문"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유대인 안식일이던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급습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변국과의 화해를 모색하며 새로운 중동 질서를 꿈꾸던 이스라엘이 가자전쟁으로 어느 때보다 고립이 깊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검은 안식일'로 명명된 10월 7일의 악몽을 되갚기 위해 가자지구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스라엘에 연대를 표하던 국제사회의 시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민간인 피해와 맞물려 시간이 갈수록 점차 싸늘해졌다. 또한, 이스라엘 국내에선 내각의 전쟁 전략 등에 대한 불신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시리아 영사관 폭격 사건을 계기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보복을 예고하면서 전쟁이 가자지구를 벗어나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6개월간 지속되면서 이스라엘이 그 어느 때보다 '국제적 왕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마스 급습 직후, 국제사회는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 이래 최악의 공격을 당했다며 이스라엘에 동정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섬멸을 선언하며 진행한 가자지구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안타까움의 대상은 굶주리고 목숨을 잃는 팔레스타인인으로 대체됐다고 WSJ는 평가했다.
여기에 지난 1일 가자지구에 구호 식량을 전달하던 국제구호단체 활동가 7명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사건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무차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의 생각을 무너뜨리고 미국으로 하여금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재고하게 만들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전쟁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교 협상이 중단된 점 역시 이스라엘로서는 뼈 아픈 대목이다.
양국의 수교 논의는 '중동 데탕트'(긴장 완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중재로 급물살을 탔었다.
하지만 전쟁 이후 대화는 멈췄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외교관계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상황이다.
이스라엘로서는 팔레스타인과의 오랜 분쟁을 뒤로 하고 이슬람 세계에서 국가로 인정받는 '새로운 시대'를 열 기회가 보류된 셈이다.
이 밖에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 우호국들과의 관계도 악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직접 개입을 자제하던 이란은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주재하는 자국 영사관이 폭격받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직접 응징을 예고했다.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 벌어지던 친이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교전도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서안지구 역시 전쟁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여기에 이스라엘 예비군 수십만 명이 참전을 위해 일터를 떠나면서 발생한 경제적 타격은 이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전쟁의 '출구'는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납치된 자국 인질을 모두 송환하고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는 전쟁 목표 중 어떤 것도 달성하지 못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가 가까웠다'고 말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게 각종 여론조사로 드러나는 민심이다.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리더십 등에 대한 불만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고, 전쟁 전략을 둘러싼 내각 내 충돌도 격화하면서 국내 정치적 위기도 심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베니 모리스는 이스라엘의 존립이 위협받았던 유일한 때는 건국 직후 발발한 1차 중동전쟁 때였다며 "(그 뒤) 처음으로 국가의 지속성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라파 지상전 여부가 앞으로 가자지구 전쟁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잔존 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지상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140만명에 달하는 피란민의 안전을 우려하며 이에 반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상당수를 철수했는데, 이것이 라파 공격 지연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평가다.
이스라엘 작가이자 철학자인 미카 굿맨은 한편으로는 서방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적인 존립 보장을 위해 중동의 적들에게 두려움을 줘야 한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은 딜레마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이스라엘)가 라파를 점령하고 미국을 잃는다면, 우리는 전쟁에서 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혜림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