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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케지리왈, 칸, 유누스 공통점은…권력에 맞서면 철창행?

인도·파키스탄·방글라 3국 야권 유력인사에 "부패" vs "정치적 탄압" 논란 도돌이표

[특파원 시선] 케지리왈, 칸, 유누스 공통점은…권력에 맞서면 철창행?
인도·파키스탄·방글라 3국 야권 유력인사에 "부패" vs "정치적 탄압" 논란 도돌이표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아르빈드 케지리왈과 임란 칸, 무함마드 유누스.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이름들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남아시아에서 국적은 다르지만 모두 사법당국의 '올가미'가 씌워진 인사들이다.
이들은 이 올가미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거라고 주장한다. 정치적 탄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해당 정부나 당국은 이를 일축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이들 3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는 점도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처지를 보면 해당국 정치 상황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도의 수도 뉴델리를 포함하는 델리주 주총리를 맡고 있는 케지리왈은 지난달 자국 금융범죄수사국(ED)에 의해 전격 체포됐다.
뇌물을 받고 2021년 주정부의 주류 판매 규제를 없앴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정책은 논란 끝에 이듬해 철회됐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여러 차례 소환 통보를 받아오다가 연방하원 의원을 뽑는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체포된 것이다.
총선은 오는 19일 시작돼 6주에 걸쳐 실시된다.
델리와 펀자브주 등 인도 북부에선 케지리왈이 창당한 보통사람당(AAP)이 연방정부를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과 경쟁하고 있다. 연방의회에서는 AAP가 야당이다.
케지리왈은 세무공무원 출신으로 반부패 운동을 벌이다가 정계에 진출했다.
일각에서는 2015년부터 10년 가까이 주총리를 맡고 있는 케지리왈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 다음에 유력한 연방총리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BJP가 아예 '싹'을 자르려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모디 총리는 힌두교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해 정치로 나아가 2001년부터 13년여 동안 고향 구자라트의 주총리를 맡았다.
2014년 이후 연방정부 총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차기 총선을 통해 3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케지리왈의 '시련'이 그만큼 더 오래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는 크리켓 국민 스타 출신 정치인이다.
칸 전 총리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을 창당하고 정치활동을 전개, 2018년 7월 총선에서 압승해 총리에 오른다.
파키스탄 정치의 '실세'인 군부가 압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칸 정부는 집권 이후 군 인사나 외교 및 경제 정책 등에서 군부와 코드가 맞지 않아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칸 총리는 2022년 4월 의회 불신임 가결 형식으로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후 정치적 재기를 노리며 자신의 '축출' 배후에 군부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군부 비판 시위를 주도해오다가 암살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총리 재임 시절 외국 등에서 받은 선물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부패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 사건을 포함해 무려 170여개 사건에 연루된 그는 옥중에서 PTI를 이끌며 지난 2월 총선에 임했다.
정당법 위반 혐의로 정당 상징도 사용할 수 없게 된 PTI는 후보들을 무소속으로 출마시켰다.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은 그의 온라인 유세에 적극 참여하고 총선일 투표에 대거 참가해 PTI 출신 무소속 후보에 표를 던졌다.
그 결과 이들 무소속 후보 진영은 의석수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연립정부는 구성하지 못했다.
대신 의석수 2위를 차지한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가 군부 지원을 받으며 다른 정치세력과 함께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은 연일 그의 석방을 요구하지만 그가 언제 풀려나올지는 미지수다.
군부가 그의 정치적 재기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출신 무함마드 유누스.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국제적으로도 유명 인사다.

80대인 유누스는 지난 1월 노동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뒤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1996년 비영리법인으로 설립한 그라민텔레콤의 사원복지기금을 만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부패 등 100여개 소송에 연루돼 있다.
그는 빈곤층 무담보 소액대출을 위해 그라민은행을 설립했고 그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2007년 여당 세력에 맞서는 정당을 창당하려다 견제당한 뒤 시련의 길로 들어섰다.
2011년에는 그라민 은행 총재직에서 쫓겨났다.
지지자들은 그가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정치적 경쟁자로 간주되면서 미움을 사 각종 재판에 휘말리게 됐다고 주장한다.
1996∼2001년 총리에 처음 오른 데 이어 2009년부터 3차례 총리 연임에 성공한 하시나 총리는 지난 1월 총선을 통해 5선에 성공했다.
최근 대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스트롱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상된다.
작년 8월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160명의 전세계 주요 인사들이 방글라데시 당국에 공동서한을 보내 "유누스에 대한 지속적인 사법적 괴롭힘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불편한 진실' 때문일까.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이들 남아시아 3개국을 두고 형식과 절차적인 면에서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권위주의 내지 독재 국가에 가깝다는 국내외 지적이 여전하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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