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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출신 딸, 엄마와 김밥 창업…샌마테오 푸드몰 얌김밥 화제

엄마의 손맛과 딸의 경영 조화
트레이더조 냉동 김밥에 자극
“김밥은 신선한 재료로 채워야”

김밥가게를 함께 운영하는 어머니 김동혜(왼쪽) 씨와 딸 김지희씨.  [사진 The Almanac/Magali Gauthier]

김밥가게를 함께 운영하는 어머니 김동혜(왼쪽) 씨와 딸 김지희씨. [사진 The Almanac/Magali Gauthier]

70대 엄마와 월스트리트 출신 딸이 북가주에 개업한 김밥집이 화제다.
 
지역 주간지 ‘더 알마낙’에 따르면 업주 김동혜(73)씨와 딸 김지희씨는 지난 2월 샌마테오 푸드몰에 ‘얌김밥(yumkimbap)’을 오픈했다. 샌마테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20마일 떨어진 곳이다.
 
얌김밥은 어묵과 소고기, 스팸, 야채, 비건 등 5가지 종류의 김밥을 판매하고 있다. 싱싱한 재료들과 함께 어머니 김동혜씨의 특제 레시피로 만든 무가 들어갔다.
 
김동혜씨는 “어렸을 적 친정 엄마가 아이들에게 만들어줘 딸 지희에게도 김밥은 특별한 음식”고 말했다.
 
김씨 모녀는 특별히 ‘건강한 패스트푸드’로 김밥을 소개했다. 비타민A가 풍부한 당근, 심혈관 건강에 좋은 비트주스에 담근 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마늘과 양파 등 모든 재료가 담긴 김밥은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수년전 부터 김밥의 대박 가능성을 알아본 딸 김지희씨는 지난 2010년 경영대학을 막 졸업하고 김밥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시기가 맞지 않았다. 이후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던 김지희씨는 작년 초 경영하던 핀테크 회사를 매각한 후 다음 프로젝트를 고민을 하던 중 다시 김밥과 마주하게 됐다.
 
마침 트레이더조스 냉동 김밥이 인기몰이하는 것을 보고는 다시 한번 그녀의 오랜 꿈이 생각나게 된 것이다. 어릴 적 소풍을 갈 때 엄마가 싸주시던 김밥은 그녀에게 절대 지워지지 않는 꿈이었다.
 
김지희씨는 “(트레이더 조스 김밥을 보고) 김밥은 냉동식품이 아니라 집에서 만든 신선한 재료로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알록달록 한입 크기의 김밥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는데, 6살 된 아들이 엄마에게 김밥 장사를 해보라고 권유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녀의 꿈은 어머니의 마음에 잠자고 있던 열정에도 불씨를 떨어뜨렸다. 한국에서 이민 온 어머니 김동혜씨는 식품영양학 학위를 갖고 있지만, 평생의 대부분을 두 자녀를 키우고 심장 전문의로 일하는 남편을 내조하는데 보냈다고 전했다.
 
김동혜씨는 “김밥집이 내 첫 직업”이라며 “내가 일을 하거나 물건을 팔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희씨는 고향인 샌마테오카운티에서 6개월 동안 장소를 찾아다닌 끝에 ‘고스트 키친’이 있는 샌마테오 푸드몰에서 얌김밥을 열기로 결정했다. 오픈하는 데 1년까지도 걸리는 일반식당 대신 6주 만에 빠른 창업이 가능한 배달 전용 고스트 키친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복잡한 김밥 조리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한국에서 기계도 수입했다.
 
딸은 기술과 경영을 맡았고 어머니는 ‘맛’을 맡았다. 오랜 요리 경력과 지식을 담아 레시피 개발을 주도했다.
 
김동혜씨는 “처음에는 다른 한식처럼 너무 맵지도, 너무 달지도 않기 때문에 고객들이 싫어할까 봐 걱정했다”며 “하지만 오히려 어린이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 이동 중인 사람들에게 적합했다. 많은 고객의 긍정적인 후기를 듣고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두 모녀는 얌김밥을 ‘건강한 패스트푸드’라는 별칭으로 얌김밥을 확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동혜씨는 “딸이 매일 ‘괜찮냐.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나는 한국의 김밥을 세계에 소개하게 해준 딸이 자랑스럽다”며 “이 나이에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고 딸의 도전을 응원한다. 미국인들을 위한 세계 최고의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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