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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새 18조 뛴 기업대출…‘가계 빚’ 옥죈 풍선효과에 부실 우려

경기 불황에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기업대출 부실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기업대출 상담 창구. 사진 연합뉴스.
올해 들어 석 달 만에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이 18조원 가량 불어나면서 785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자 기업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의 ‘기업 모시기’ 영업 경쟁에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5대 시중은행(국민ㆍ농협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은 785조1515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석 달 만에 17조8376억원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0조8900억원 급증했다. 기업여신엔 대기업 대출을 비롯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포함된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 빚(잔액 693조5684억원)’은 올해 들어 1조59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영옥 기자
시중은행이 기업대출에 편중한 데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 5대 금융지주는 연초 정부의 ‘가계부처 현황 점검 회의’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에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은 기업대출로 방향을 틀어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가장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린 곳은 신한은행이다. 기업대출 잔액 증가액 기준으로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은 석 달 만에 6조3354억원 증가했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4조5349억원), 우리은행(4조1368억원), 농협은행(1조4714억원), 국민은행(1조3591억원) 순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올해 먹거리는 기업대출밖에 없다”며 “(그러다 보니) 은행 간 금리 경쟁으로 ‘기업 모시기’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올해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40조672억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 9조1817억원 증가해 전체 기업여신 증가액(17조8376억원)의 51.5%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증가액(8조6558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1년 전(602조3173억원)과 비교하면 37조7499억원 불어났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기가 부진할 때 이자를 못 갚을 확률도 높다는 점이다.
김영옥 기자

기업대출이 늘면서 자산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지난해 말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은 석 달 사이 1조원 증가한 12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기업여신이 10조원으로 부실채권의 80%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가계여신(2조3000억원)과 신용카드 채권(2000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넘어 빚 갚을 가능성이 낮은 채권을 의미한다.

기업여신의 부실채권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말 0.5%에서 연말엔 0.59%로 상승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0.38%에서 0.5%로, 중소기업 대출은 0.57%에서 0.64% 등 부실채권비율 모두 올랐다.


상당수 전문가는 앞으로 내수부진으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기업들이 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돈을 벌어 이자를 못 갚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은행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과도하게 대출을 늘리면 자산 건전성 우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674개 상장사(코스피+코스닥)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취약기업 비중은 42.4%에 달했다. 1년 전(34.3%)보다 8.1%포인트 뛰었다.

기업부채 확대가 가계부채 못지않게 금융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3일 한국은행이 홈페이지에 소개한 빅토리아 이바시나 미국 하버드대 교수 등이 쓴 논문에서 ”기업부채 증가는 금융위기 확률을 유의미하게 높이고, 가계부채 증가가 견인한 금융위기보다 기업부채 증가가 선행된 위기일 때 경제 위축이 더 커진다”고 분석했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1940년부터 2014년까지 115개국의 기업부채를 분석한 결과다.

최근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연체율 관리에 신중한 모습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은행권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며 “국내외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반영해 대손충당금도 더 많이 쌓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염지현(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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