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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후 유권자’가 투표로 목소리 낼 때다

김준범 프랑스 트루아공대 교수
인류는 전례 없는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재난도 잦고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후 위기가 기후 재앙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기후 문제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중대한 문제인 것은 틀림없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보더라도 기후 위기 문제는 이제 후순위로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다.

우리는 ‘기후 유권자’로서 올바른 자세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번 총선에서 주요한 의제로 다뤄야 할 것이다. 기후 유권자는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후 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즉, 기후 유권자는 투표 등 정치적 참여에 적극적인 시민들이라 정의할 수 있다.

유럽 선거 앞두고 기후이슈 주목
기후 대책 중시하는 후보자 지지
한국도 ‘기후 영향력’ 발휘되길

시론
과학적 연구와 데이터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강력한 행동이 없다면 우리는 생태계의 붕괴, 경제적 혼란, 사회적 불안정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실에 대응해 이제는 기후 정책이 중요한 투표의 기준이 돼야 한다. 또한 정책 입안자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실질적인 조처를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유럽연합(EU)에서도 올해 유달리 선거가 많다. 특히 오는 6월 6~9일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다. 유럽 시민들은 5년마다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선출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한다. 회원국별로 인구에 비례해 의원 수가 할당된다. 지금까지 EU는 국제사회의 기후 위기 대응 과정에서 가장 앞장서서 노력해왔다.



이번 선거에서 기후 관련 정책들은 EU 정치판의 판세를 가르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의 극우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우파 정당들은 기후 대응에 부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선거 이후 유럽의회의 기후 정책이 퇴보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의 각 정당과 EU 정책 당국자들은 주요 공약과 몇 가지 이슈들에 집중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 4년의 녹색 성장 전략에 대한 후속 조치 마련이다. 예컨대 ‘유럽 그린 딜 2.0’은 산업 정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앞으로 수십 년간 녹색 및 기후 기술 경쟁에서 EU가 세계에서 주요 자리를 확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유럽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유럽 유권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기후 위기에 대해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결정할 것이란 점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최근 유럽외교협회(ECFR)는 유럽 11개 국가(유럽 인구의 75%를 차지하는 EU 9개 회원국과 영국·스위스 포함)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는 유럽 유권자들을 기후 변화, 세계 경제 혼란, 이민,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 5개 ‘위기 부족(Crisis tribes)’으로 나눠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 지난 10년 동안 큰 위기 중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을 가장 많이 변화시킨 위기가 기후 변화라는 응답이 나왔다. 기후변화 ‘위기 부족’에 속한 사람들이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3억7200만 명 중 7400만 표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기후 유권자들도 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기후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기후 유권자는 선거에서 기후 정책을 우선순위로 삼는 후보자를 지지함으로써 기후 친화적인 리더십을 선택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생 가능 에너지의 활용 증가, 탄소 배출 감소, 생태계 보호를 포함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강력한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 기후 유권자는 SNS, 공공 포럼, 지역사회 모임을 통해 기후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

기후 유권자로서 우리는 단순히 투표하는 사람이 아니다. 기후 유권자는 기후 위기와 싸우는 글로벌 차원 노력의 중요한 일부다. 기후 유권자의 행동은 단순히 현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나는 기후 유권자다’라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행동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다. 우리가 모두 기후 유권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준범 프랑스 트루아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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