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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들은 구속·퇴사에, 허영인 회장도 체포…수장 없는 SPC

SPC그룹이 충격에 빠졌다. 주요 관계사인 SPC의 황재복 대표가 구속된 지 약 한 달 만에 총수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에 회사 내부는 당황한 모습이다. 경영 공백에 오너 리스크까지 더해져 사업 차질 우려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2일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받는 중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전날 소환을 통보받았지만 “건강상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출석하지 않았다. 그 전에도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 요구에 불응했으며, 지난달 25일 이뤄진 조사에서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1시간 만에 귀가했다.
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월 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구속영장 청구 검토 전망도
그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4일 황재복 SPC 대표가 구속돼 같은 달 22일 재판에 넘겨졌다.

허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 2개월 만에 또 다른 사법 리스크를 안게 된 셈이다. 이 사건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허 회장과 황 대표 외에 SPL의 강동석 전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SPL은 SPC그룹의 베이커리 제조 계열사로 2022년 10월 경기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진 사건이다. 며칠 뒤 다시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샤니 제빵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퍼졌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잇따른 악재에도 포켓몬빵 등 캐릭터빵을 중심으로 한 베이커리 부문 호조로 핵심 계열사인 SPC삼립은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2021년 2조9467억원에서 지난해 3조4333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2억원에서 917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달 황 대표의 구속에 이어 각자대표로 있던 강선희 SPC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남편인 김진모 충북 청주 서원구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사임하면서 경영 공백 상태다.

사법 리스크에, 정부 가격 압박도
SPC그룹 측은 허 회장 체포 건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할지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황 대표 후임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며 “일단 각 사업부 임원들이 결재하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허 회장의 체포 소식이 알려진 이 날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싱가포르 20호점 개점 소식을 전했다. SPC그룹은 미국·프랑스·영국·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서 56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포복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달 22일에는 허 회장이 마리오 파스쿠치 파스쿠찌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세계 1만2000개 매장, 일자리 10만 개 창출이라는 비전을 2015년에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그룹 매출은 7조8000억원이다.

재계 일부에서는 잇따른 사법 리스크로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과 식품업계 상황도 여의치 않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커리 부문 실적이 2022~2023년 좋았던 터라 기저 부담이 있다”며 “호실적을 주도한 포켓몬빵에 이어 산리오빵, 드래곤볼빵 등 캐릭터 빵을 계속 출시하고 있지만 예전만큼 흥행이 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정부의 가격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은경(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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