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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거 패배' 에르도안 장기집권 가도 흔들리나

2002년 집권 뒤 전국단위 총선·지선에서 집권당 처음 패배 이스탄불 시장 재선 이마모을루 "변화" 예고…차기 주자 부상

'첫 선거 패배' 에르도안 장기집권 가도 흔들리나
2002년 집권 뒤 전국단위 총선·지선에서 집권당 처음 패배
이스탄불 시장 재선 이마모을루 "변화" 예고…차기 주자 부상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를 22년간 통치해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여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패하면서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2002년 총리로 집권한 뒤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며 종신 집권의 길을 닦아온 이래 전국단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처음 패배했기 때문이다.
국영 TRT하베르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속한 여당 정의개발당(AKP)은 개표가 완료된 1일 오후 현재 81개 광역단체장 중 24곳을 차지하는 데에 그쳤다. 지난 지방선거(39곳)에 비해 15개 지역을 잃었다.
반면 현역 시장·주지사 21명이 소속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은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이즈미르 등 전통적으로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주요 대도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총 35곳에서 승리하며 집권당을 앞질렀다.


특히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자리를 두 번 연속 야당이 차지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지를 위협했다.
이스탄불이 고향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곳의 시장을 지내며 중앙 정치무대로 입성했다. 그로선 '안방'격인 이스탄불 시장을 탈환하고 여기서 확인된 민심을 기반으로 장기집권 체제를 굳히려던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이스탄불 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한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은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선거 승리가 유력해지자 "이스탄불과 튀르키예는 이전과 다른 꽃을 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이번 선거에서 기세를 올린 야당 CHP가 2028년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일정을 앞당겨 치르자고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안팎에서 나온다.
현행 튀르키예 헌법은 대통령 중임까지만 허용하지만, 중임 대통령 임기 도중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다시 한번 대통령후보 자격이 주어진다고 규정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중임 임기 중이다.
헌법은 "의회 전체 의원의 5분의 3 다수결로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를 것을 결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진다. 이렇게 선출된 대통령과 의원의 임기도 5년"이라고 규정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올해 치러 당선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9년까지, 현 임기 마지막 해인 2028년 초로 앞당겨 선거를 치를 경우에는 최장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셈이다.
그로서는 지방선거의 패배를 신속히 만회하고자 조기 대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지만 자칫 패배해 실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은 '양날의 검'이다.
작년 5월 대선에서도 야당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고 접전을 벌이며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된 터라 이번 지방선거 결과까지 감안하면 조기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순 없다.
일단 집권 여당은 조기 대선 가능성을 급히 진화했다.
메흐메트 우줌 대통령 고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의회에 (조기) 선거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이라며 "튀르키예는 (차기 대선이 있는) 2028년까지 선거가 없는 4년간 모든 분야에서 개혁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지난달 초 "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이번 선거가 나의 마지막 선거이며 이번 선거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 내 뒤를 형제들에게 물려줄 것"이라며 조기 대선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바 있다.
설사 조기 대선이 실현되더라도 야권의 상황도 녹록하진 않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재선으로 가장 강력한 차기 주자로 떠오르긴 했지만 '사법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
그는 2019년 6월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AKP 2인자를 꺾고 승리했을 때 AKP가 이의를 제기해 재선거를 치러야 했다.
당시 재선거에서 이마모을루 시장이 더 큰 표 차로 AKP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당선을 무효로 결정한 이들을 '바보'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공무원 모욕죄로 기소됐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2022년 1심에서 2년 7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며 1심 판결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 출마자격을 잃는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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