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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오지랖’

세상만사에 온갖 참견을 해대는 사람을 보면 어떤 표현이 떠오르는가. MZ세대라면 ‘오지라퍼’라고 대답할 듯하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 염치없이 행동하고 참견하는 사람을 가리켜 요즘 말로 ‘오지라퍼’라고 한다.
 
‘오지라퍼’는 ‘오지랖’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사 ‘-er’을 붙여 만든 신조어다. 그런데 ‘오지랖’이 원래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드물다. 심지어 ‘오지랖’을 ‘오지랍’으로 잘못 알고 쓰는 사람도 많다.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의미한다. “날씨가 추워지니 오지랖을 자꾸 여미게 된다” “엄마는 오지랖을 걷어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등처럼 쓸 수 있다.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그만큼 다른 옷을 덮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일을 모두 감쌀 듯이 참견하고 다니는 것을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하게 됐다. 이후 ‘오지랖이 넓다’는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을 비꼬는 관용구로 자리 잡게 됐다.
 
‘오지랖이 넓다’란 관용구는 많이 쓰이는 데 반해 ‘오지랖’이란 단어 자체만으론 잘 쓰이지 않다 보니 ‘오지랖’의 원래 뜻이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늘어났다.
 
또 관용구가 아닌 ‘오지랖’만 떼어내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표현하는 이도 많아졌다. “오지랖 좀 그만 부려” 등이 그러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는 관용구의 영향력이 강해져 원뜻이 소멸해 가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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