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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 이어…롯데도 사외이사에 이사회 의장 맡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스타트업 대표에게 AI 기술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롯데

롯데그룹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정착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롯데가 혁신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롯데는 비상장 계열사인 롯데GRS와 대홍기획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상장 계열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사회의 경영 감독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고 2020년부터는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SK(주), 포스코홀딩스 등도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 롯데

롯데그룹은 또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웰푸드·롯데쇼핑 등 10개 상장사에 선임사외이사제를 도입한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으며, 경영진에 현안 보고 요구 및 의견을 제시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독할 수 있다. 롯데는 사외이사가 ‘거수기’가 아닌 기업 경영의 견제·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운데 친환경 정책과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등으로 E·S 경영을 구축해 왔고 이번엔 지배구조 체제 혁신에 처음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하미혜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상무는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의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향후 어떻게 운영하고 확대해 나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열린 롯데쇼핑 제5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한편 지난해 국내 50대 그룹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는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중 공정자산 기준 상위 50개 그룹 계열사들의 사외이사는 중복을 포함해 총 1218명으로 집계됐다. 그룹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중에서는 SK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가 9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자동차(74명), 롯데(70명), 삼성(66명) 등의 순이었다.


두 개 회사의 이사회에 참가하는 사외이사도 86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대학 총장·교수 등 학계 출신이 38.4%(33명)로 가장 많았고 장·차관 출신은 16.3%(14명), 법조인 출신은 15.1%(13명)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장·차관이나 법조인 출신 거물급 인사들의 경우 기업의 방패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있다”라며 “사외이사 일부를 주주 추천 인사로 선임하거나 일정 기간 상근하면서 지속해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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