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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 라마단 전 휴전 사실상 불발…동예루살렘 화약고 되나

협상 중재국, 이틀간 짧은 휴전 타진하기도…"협상은 계속" 팔레스타인 라마단 10일 저녁 시작 예상…확전 우려 고조

가자전쟁, 라마단 전 휴전 사실상 불발…동예루살렘 화약고 되나
협상 중재국, 이틀간 짧은 휴전 타진하기도…"협상은 계속"
팔레스타인 라마단 10일 저녁 시작 예상…확전 우려 고조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10일(현지시간)로 156일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합의 없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에 따라 이슬람권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이 자칫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확전을 부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라마단 이전 휴전 합의 불발…협상은 계속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들과 협의를 통해 마련한 휴전안을 놓고 이견을 줄이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휴전 협상에 하마스만 참여하고 이스라엘이 불참하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반감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측이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중 생존자와 석방 대상자, 인질 석방의 대가로 풀어줄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등의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아예 협상단도 보내지 않았다.
하마스 측은 오랜 전쟁으로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일선 부대와 접촉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스라엘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하마스는 휴전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군과 영구 휴전 논의 개시 등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가자 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철군도 휴전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양측이 핵심 조건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2주 가까이 시간을 허비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전쟁 상태로 올해 라마단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휴전이 체결되도록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라마단 시작 후 이틀간 만이라도 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 팔레스타인 라마단 10일 저녁 시작 예상…동예루살렘 화약고 될까
천사 가브리엘이 선지자 무함마드에게 코란을 계시한 이슬람력 9번째 달 라마단의 시작은 각국의 이슬람 중앙성원에서 초승달을 육안으로 관측한 뒤 결정한다. 따라서 나라별로 금식을 시작하는 날짜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팔레스타인의 올해 라마단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저녁 초승달이 보이면 라마단 밤 기도인 '타라위'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고, 사람들은 11일 일출과 함께 금식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전쟁 중 맞이하는 라마단을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의 존재 때문이다.

동예루살렘에 있는 35에이커(약 14만㎡) 크기의 성지는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가 공통으로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다.
이슬람교도는 '고귀한 안식처'로 부르는 성지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을 예언자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과 함께 메카에서 날아와(이스라) 승천한 뒤 천국을 경험한(미라즈) 곳으로 믿는다.
반면 유대교도는 이곳을 '성전산'이라고 부른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자 고대 왕국의 솔로몬과 헤롯왕이 바빌로니아와 로마 군대에 의해 파괴된 성전을 지었던 곳으로 믿는 것이다.
기독교도 역시 예수의 생애와 많은 관련이 있는 이곳을 성지로 여긴다.
동예루살렘을 품었던 요르단은 3차 중동전쟁 후에도 이 성지의 관리권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치안유지 권한은 이스라엘에 넘어갔다.
양측은 당시 이와 함께 성지에서의 규칙도 만들었다.
이 규칙에 따라 성지에서 기도는 이슬람교도만 할 수 있고, 유대교도의 기도와 예배는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예루살렘 구시가지 서쪽 벽에서만 할 수 있다. 다만 기도하지 않는 비(非)이슬람교도의 성지 방문은 허용되는데, 라마단의 마지막 열흘간은 예외다. 이슬람교도와 유대교도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규칙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계 이스라엘 주민은 라마단 기간 신앙의 자유를 부르짖으며 사원의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하고, 이스라엘 경찰은 질서유지를 이유로 이런 팔레스타인 주민의 행동에 제약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 유혈 충돌이 빚어지고, 이는 어김없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무력 대치로 이어졌다.
여기에 이스라엘 우파의 도발까지 더해지면 폭발력은 더욱 커진다.
특히 지난 2022년 극우세력을 등에 업은 베냐민 네타냐후가 총리로 복귀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의 성지 도발이 아랍권 전체를 분노하게 했다.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자 성지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경찰을 관할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그동안 몇차례나 알아크사 사원 경내에 들어가 성지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이 미래의 독립 국가 수도로 여기는 동예루살렘의 주인이 유대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쟁 와중에 맞는 올해 라마단에도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에 한정됐던 아랍권의 반(反)이스라엘 움직임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촉구하면서 "만약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라마단까지 휴전에 합의하지 못하면 아주, 아주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5개월 넘는 전쟁으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하마스도 라마단을 대이스라엘 저항의 계기로 삼고,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내 아랍계의 결집과 아랍권 국가의 대이스라엘 저항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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