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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이어 숄츠도…'나토 파병' 말실수로 유럽 균열 후폭풍

숄츠, '타우러스' 지원 불가 설명하면서 '전쟁기밀 누설' 비판 휘말려 독일 장성 녹취 유출로도 곤혹…"獨, 기밀취급 부주의…보안 강화해야"

마크롱 이어 숄츠도…'나토 파병' 말실수로 유럽 균열 후폭풍
숄츠, '타우러스' 지원 불가 설명하면서 '전쟁기밀 누설' 비판 휘말려
독일 장성 녹취 유출로도 곤혹…"獨, 기밀취급 부주의…보안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들며 서방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유럽연합(EU) 쌍두마차인 프랑스와 독일 지도자의 연이은 말실수로 그동안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 온 유럽의 균열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NYT는 4일(현지시간) '이번엔 독일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동맹을 좌절시킬 차례'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지난 달 하순 서방 군대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거론해 동맹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럽에 새로운 파문을 몰고 왔다고 보도했다. 숄츠 총리의 문제의 발언은 지난 달 29일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 열린 유권자 대면 행사에서 우크라이나와 동맹국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왜 독일이 장거리 미사일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사거리가 500㎞에 달하는 독일산 장거리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는 나토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 성능의 장거리 미사일이다.
이를 확보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을 앞두고 지난해 5월 독일에 타우러스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숄츠 총리는 야권은 물론 신호등 연립정부 내 찬성 의견에도 불구하고 확전 우려를 이유로 1년 가까이 타우러스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드레스덴 행사에서 "(타우러스가)잘못 설정될 경우 모스크바 어느 곳이든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영국과 프랑스가 표적 조절을 위해 하는 일을 독일은 할 수 없다. 시스템을 다뤄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영국과 프랑스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스칼프(SCALP) 운용을 위해 자국군을 전장에 배치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이다.
미국과 유럽을 위시한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에 맞서 자국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무기와 자금을 전쟁 초부터 지원해 왔지만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파병은 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해왔다.
숄츠 총리의 이같은 입장은 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열어놓는 듯한 발언으로 촉발된 파장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나온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유럽연합(EU) 일부 국가의 군대를 보내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기로 통했던 러시아와 서방의 직접 충돌에 가능성을 여는 듯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화들짝 놀란 미국, 영국, 독일 등은 나토군 파병 가능성을 즉각 부정하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바 있다.
마크롱발(發) 홍역을 치른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나온 숄츠 총리의 발언은 당장 전쟁 기밀을 누설했다는 비판을 불렀다.
특히 당사국인 영국은 즉각 반발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숄츠 총리의 발언 이틀 뒤 "스톰 섀도 운용과 표적 설정은 우크라이나 공군이 할 일"이라고 반박했고, 토비아스 엘우드 전 영국 하원 국방위원장은 "타우러스 지원 문제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한 '노골적인 기밀정보 오용'"이라고 숄츠 총리를 비난했다.
벤 월러스 전 영국 국방장관은 "숄츠의 행동은 유럽의 안보에 관한 한 그가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자리에 있는 잘못된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NYT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 핵전쟁도 불사할 것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고한 시점에 서방의 균열상이 노출됐다며 우크라이나 전황이 교착되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하원에 가로막혀 주춤한 시기에 단결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서방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최근 독일군 고위 간부들이 타우러스 미사일로 크림대교를 타격하는 가능성을 논의하는 내용을 담은 녹취가 러시아 측에 의해 공개되면서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사는 등 여러모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러시아 국영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지난 1일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38분 분량의 문제의 녹취에는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연방 공군 참모총장과 작전·훈련 참모인 프랑크 그래페 준장, 또 다른 장교 2명이 지난달 19일 암호화되지 않은 화상회의 플랫폼 웹엑스에서 나눈 대화가 담겼다.
이 녹취에도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와 관련해 "현장에 (영국군) 몇 명이 있다"는 언급이 등장한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하루 만에 도청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경위 파악에 나섰으나, 동맹국들은 기밀정보 취급에 있어 독일 정부의 부주의와 태만을 비판하면서 보안 강화를 촉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4일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 녹취와 관련해 4일 알렉산더 그라프 람스도르프 주러시아 독일 대사를 초치하는 등 연일 독일을 몰아붙이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녹취를 근거로 독일이 공식 입장과 달리 물밑에서는 장거리 미사일인 타우러스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작전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데 대해 항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녹취와 관련, "서방 집단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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