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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 담겨 모스크바 돌아온 나발니…수천명 추모 속 영면

옥중 사망 2주 만에 모스크바 교회서 20분간 장례식

관에 담겨 모스크바 돌아온 나발니…수천명 추모 속 영면
옥중 사망 2주 만에 모스크바 교회서 20분간 장례식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의 대표적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사망한 지 2주 만인 1일(현지시간) 오후 지지자 수천 명의 추모 속에 영면했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이날 그가 생전 살았던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의 우톨리 모야 페찰리(내 슬픔을 위로하소서) 교회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이 지연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예정 시간인 오후 2시께 그의 관이 검은색 영구차에 실려 교회 입구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나발니! 나발니!"를 연호했다.
삼엄한 경찰의 감시 속에서도 추모객들은 아침부터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 나발니의 장례식을 기다렸다. 외신과 나발니 동료들은 교회 주변에 수천 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다음 달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했다가 좌절된 보리스 나데즈딘과 예카테리나 둔초바 등 야권 인사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의 대사들도 현장에 참석했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교회 안에서 진행된 추도식 영상과 사진들이 공개됐다.
검은 정장을 입고 관 속에 눈을 감은 채 누운 나발니는 창백하지만 편안한 표정이었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정교회 목사의 안내에 따라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나발나야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제3 교도소에서 나발니가 갑자기 사망한 다음 날인 17일 교도소 인근 마을로 가서 아들의 시신을 달라고 호소한 끝에 8일 만인 24일 시신을 인계받았다.
나발니의 아버지 아나톨리도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이틀 전 유럽의회에서 연설한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와 미국에서 유학 중인 딸 다리아 등 다른 가족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율리아 나발나야는 나발니의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 새로운 러시아 야권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만큼 러시아 입국시 체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약 20분간의 교회 장례식이 끝난 뒤 나발니의 관은 다시 영구차에 실려 도보 30분 거리에 있는 보리솝스코예 공동묘지로 향했다.
다시 관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나발니"를 연호하며 함께 붉은 꽃을 들고 묘지 쪽으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쳐 놓은 철제 울타리가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선 나발니가 땅에 묻히기 전 아버지가 아들의 이마에 키스했으며, 나발니의 관은 '마이웨이' 음악을 배경으로 땅속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불린 나발니를 향한 추모 분위기가 뜨거웠지만 크렘린궁은 나발니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 장례식을 계기로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허가되지 않은 모든 집회는 위법"이라고 경고했다.
인권 단체들도 나발니를 추모하러 올 때 경찰에 체포될 가능성에 대비해 여권과 작은 물병을 챙기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직 장례식 뒤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추모객들은 교회 주변이나 묘지로 향하는 길에서 각종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유튜브 채널에서 "오늘 교회와 묘지에 오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중요해질 테니 멈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더 힘든 시기와 더 큰 투쟁이 남아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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