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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中 등 강대국과 충돌 초기부터 전술핵무기 사용 교리 마련(종합)

우크라 파병론 등 둘러싼 러시아-나토 긴장 속 파장 주목…핵위험 현실화 우려 FT, 유출 기밀문건 입수…전문가 "전술핵 사용 문턱 매우 낮은 듯" "우호국 중국 침공 상정" "10년 지난 문건이지만 여전히 현 교리와도 연관"

러, 中 등 강대국과 충돌 초기부터 전술핵무기 사용 교리 마련(종합)
우크라 파병론 등 둘러싼 러시아-나토 긴장 속 파장 주목…핵위험 현실화 우려
FT, 유출 기밀문건 입수…전문가 "전술핵 사용 문턱 매우 낮은 듯"
"우호국 중국 침공 상정" "10년 지난 문건이지만 여전히 현 교리와도 연관"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러시아군이 주요 세계 강대국과의 충돌 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연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출된 러시아군 기밀문건을 근거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나리오별 핵무기 사용 기준 등을 담은 이 문건은 작성된 지 10년 이상 된 것이지만, 최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불을 지핀 우크라이나 파병론에 러시아가 '직접 충돌'이라는 표현으로 보복 공격 태세를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충돌이 이뤄질 경우 핵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FT는 중국의 침공 시에 대한 이 훈련 시나리오들 안에 전술핵무기에 대한 교리가 담겨 있다면서 특히 전술핵 사용의 문턱이 러시아가 그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FT가 서방 취재원에서 입수했다고 밝힌 기밀문건은 지난 2008∼2014년 러시아군 훈련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총 29건이다. 전술핵 운용 원리 논의가 포함된 워게임 시나리오 등이 들어 있다.
이들 문건은 러시아군이 핵전력을 국가 방어전략의 주춧돌로 본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어떤 전장 조건에서 선제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훈련했는지를 보여준다고 FT는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한 문서에 따르면 동아시아를 담당하는 러시아군 동부 군관구는 중국의 침공을 가정한 다수의 시나리오에 맞춰 전술핵 사용 예행연습을 했다.
이 중 한 훈련은 중국의 러시아 공격 시 러시아가 중국군 2차 침공 전력의 진격을 막기 위해 전술핵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담았다.
이는 중국군이 러시아에 대한 최초 공격을 감행한 뒤 바로 다음 부대를 투입할 경우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러가 그간 서방에 맞서 서로 밀착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중국과 국경 지역 근처의 핵미사일 전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윌리엄 앨버크는 지적했다.
또 한 해군 훈련 문서는 ▲ 적군의 러시아 영토 내 진입 ▲ 국경 경비 책임을 진 부대의 패배 ▲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적의 공격 임박 등 폭넓은 전술핵 공격 기준을 제시했다.
이 문서는 전술핵 사용 기준이 러시아군의 손실로 인해 적군의 주요 공세를 멈추는 게 변경 불가한 수준으로 실패하는 경우, 러시아의 안보가 위태로운 경우 등 여러 요인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 전략핵잠수함(SSBN) 전력의 20% 이상, 핵추진잠수함(SSN)의 30% 이상, 순양함 3척 이상, 공군 기지 세 곳 이상이 파괴될 경우도 각각 잠재적인 전술핵 사용 조건으로 꼽혔다.
이 밖에도 외국이 공격하거나 군사적 충돌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려는 경우, 러시아군의 전투 패배나 영토 상실을 방지하려는 경우 등 폭넓은 목표를 위해 전술핵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에 대해 전문가들은 작성일이 10년은 지난 문서들이지만 여전히 현 러시아군 군사교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 소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국장은 "이런 문서가 공공 영역에서 보도된 것은 처음 본다"면서 "이들 문서는 (러시아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없을 경우 핵무기 사용의 문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의 핵무기 교리상 적의 핵무기 선제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인 경우, 또는 재래식 무기가 사용됐는데도 러시아라는 국가의 존립 그 자체가 위협받을 경우 등 두 가지의 핵무기 사용 가능 요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라는 러시아 내 강경파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 두 가지 기준 중 어느 것도 충족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핵무기 사용 기준이 푸틴 대통령의 언급보다 한층 낮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사시 러시아의 핵 공격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의 핵무기 감축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하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며 핵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나토 3개국과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 냉전 종식으로 해외 배치 핵무기의 국내 이전을 마친 1996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자국 핵무기를 해외로 반출했다.
최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언급하자 러시아가 "파병시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 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서방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위성 요격용 우주 핵무기를 지구 궤도에 배치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 미국이 러시아와 직접 접촉해 "배치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러시아 전술핵은 미국을 겨냥한 전략핵무기와 달리 유럽·아시아의 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FT가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최소한 2천기의 전술핵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한다
앞서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은 전술핵 공격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낀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전술핵 전력이 나토를 넘어선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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