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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전면 시행...업무개시명령 불응하는 전공의 고발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사직과 병원 이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23일 부산의 한 대학병원의 환자가 구급차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에 대응해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전공의를 고발하고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정부는 23일 위기평가회의를 열어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심각 단계 격상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꾸려 한덕수 국무총리가 본부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각각 1, 2차장을 맡았다.

중대본은 22일 오후 10시 기준 전국 94개 수련병원(6개는 미보고)의 전공의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7863명(전공의의 69.4%)이 병원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 중 703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5976명은 불이행 확인서를 보내 서명을 요청한 상태이다. 의과대학 1곳의 학생 346명이 휴학계를 냈다가 철회했다고 한다. 2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정부센터에 40건의 진료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수술 지연이 27건, 진료 거절이 6건 등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공의의 약 70%가 진료를 중단한 사실이 확인돼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정부는 22일 전국 의과대학에 의대 정원을 신청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내달 4일 마감해 대학별 정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진료 차질이 심화하자 23일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지금은 동네의원만 가능한데, 당분간 병원(30병상 이상)·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초진·재진 구분없이 가능하다. 한 환자가 같은 병원에서 월 2회 넘게 비대면 진료를 못 받게 돼 있는데, 이것도 없어졌다. 한 의료기관이 전체 진료 중 비대면 진료가 30%를 넘지 못하게 막아 놨는데 이 제한도 풀렸다. 한 마디로 전면 허용이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장은 “이번 조치의 주 목적은 221개 수련병원 의사들이 전공의 이탈로 인해 수술·입원을 줄이고 외래진료를 한다는데, 23일부터 외래진료는 비대면으로 대체하고 수술·입원을 늘려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지방 환자가 병을 체크하려고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오지 않아도 돼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가 다니는 병원이 비대면 진료를 하는지 확인한 뒤 신청하면 된다. 정부는 군병원 12곳, 보훈병원, 9개 산재병원이 비상진료 체계를 유지하면서 진료 공백에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강력 대응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법무부는 불법 집단행동 주동자뿐 아니라 배후에서 조종하고 부추기는 사람을 철저하게 가려내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또 업무개시명령을 불이행한 전공의는 의료법 위반죄로 기소해 정식 재판을 받게 할 방침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이 나서 의사의 집단행동 피해자의 손해배상소송 등을 적극 지원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의사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단체나 주요 인사 수사는 시·도 경찰청에서 맡고, 범행 주동자 및 배후 세력은 구속 수사할 계획이다. 진료 거부나 수술·진료 지연으로 사망 등의 위해가 발생하면 시·도 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수사한다. 이런 위해 발생을 방임하는 의료기관 책임자도 책임을 묻기로 했다.

정부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를 고발하고, 즉시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기로 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자가 인터넷·SNS에서 복귀 거부를 선동하는 경우 구속 수사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누가 봐도 정부가 무리하게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을 강행해 평온하던 의료 시스템을 재난 상황으로 몰아간 것”이라며 “그런데 재난을 수습하겠다고 중대본을 설치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현재 진료 차질이 빚어지는 곳은 중증·응급환자를 중점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수련병원”이라며 “그런데 중증·응급질환에는 적용조차 불가능한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대한종합병원협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대다수 지역 종합병원은 전문의 100%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의 의료대란과 상관없이 정상진료를 하고 있다. 대학병원 수준의 시설과 장비를 구비하고 있으니 적극 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성식.황수연(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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