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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거인이 온다"…'번화가' 된 日시골, 땅값도 2배 뛰었다 [구마모토 TSMC 공장을 가다]

“TSMC가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대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어요.”
23일 오전 10시경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히고오즈(肥後大津)역.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회사인 대만의 TSMC 공장이 있는 기쿠요(菊陽)마치와 가장 가까운 역인 이곳엔 중국어로 '구마모토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걸려있었다. 관광 안내소 앞 버스정류장엔 20여 명의 긴 줄이 늘어서 있는데, 안내소 직원은 “대부분 대만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구마모토 공항에서 가까운 데다 TSMC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되면서 시골이던 이곳은 일순간에 ‘번화가’가 됐다. 관광안내소엔 대만어로 된 지역 안내도까지 갖췄다.
23일 일본 구마모토현 히고오즈역. 대만에서 온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현예 특파원

대만의 거인이 온다…땅값 2배 올라
오는 24일 준공식을 앞둔 TSMC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에 일본 정부가 7300억엔(약 6조5000억원)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마모토 곳곳에서는 높아진 기대감이 느껴졌다. 현지 신문들은 “대만의 거인이 온다”며 제2공장 착공식이 이뤄지기도 전에 벌써 제3공장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양산(12~28나노급 반도체·1나노는 10억분의 1m)에 들어가고 추가 공장까지 들어서면 구마모토는 명실상부 일본의 최대급 반도체 생산 기지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제2 공장 부지가 어디가 될 지를 두고 곳곳에서 이야기꽃이 폈다.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기쿠요마치에 있는 공업단지인 세미콘 테크노파크의 소니 반도체(이미지센서)공장과 TSMC 공장 사이 논밭이 될 것 같다는 추측이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 일대 땅값은 2년 전보다 2배 이상 올라 천장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TSMC 공장이 들어서면서 관련 부품 소재 업체들까지 속속 입주해 일대 공업용지는 모두 계약 완료 상태. TSMC가 진출을 결정한 지난 2021년부터 1년 사이 구마모토 일대 농지면적이 도쿄돔의 260개 분(1200만㎡) 만큼 감소했다.


23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인 TSMC 일본 구마모토 공장 앞. 지난 23일 일본 정부는 TSMC 제2 공장 투자에 7300억엔에 달하는 보조금 지원 방침을 밝혔다. 현지 주민 사이에서 두번째 공장 부지로 입소문이 난 토지에 건설장비가 놓여있다. 김현예 특파원
TSMC 공장 인근에선 곳곳에서 호텔 공사도 한창이었다. 호텔 관계자는 “TSMC 공장 건설이 시작되면서 대만 손님들이 크게 늘어 주말마다 만실이 되다 보니 다른 숙박업체들이 이 지역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구마모토공항, 반도체 수출 거점으로
구마모토현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도체지원실까지 따로 둔 구마모토현 기업유치과의 요시나카(吉中)는 “제2 공장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지원하는 것을 대전제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인프라 지원 계획을 설명했다. 제1공장이 있는 주변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상시에도 정체가 심각해져 도로 정비를 할 예정이다.
23일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TSMC 공장과 가까운 역 중 하나인 하라미즈역 인근 도로.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차량이 길게 줄을 서있다. 김현예 특파원
일본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구마모토와 오이타(大分)를 잇는 ‘나카규슈(中九州) 횡단도로’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총 120㎞를 잇는 대공사로, 국토교통성이 추진 중이다.

구마모토 공항도 달라진다. 지난 1월 말 구마모토공항의 국제선 이용객 수는 15만 700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 구마모토현은 “대만 정기편 취항에 이어 TSMC 공장이 진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항공 화물 수송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현예(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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