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어도 내수 식으니…기업 체감경기, 3년5개월만 최저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전산업 업황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68을 기록했다. 2020년 9월(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0~12월 70을 유지하다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 판단을 담은 BSI는 100보다 낮을수록 부정적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이달 조사는 5~14일 전국 3305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2월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내린 70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가전제품·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전자부품 수요 감소에 따라 전자·영상·통신장비(-7포인트)의 체감경기가 악화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좋았지만, 내수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해당 업종의 BSI가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의료·정밀기기(-13포인트), 석유정제·코크스(-7포인트) 등도 수익성 악화 여파로 BSI가 내려갔다.
기업 형태별로는 내수 기업이 한 달 새 3포인트 하락한 68을 찍었다. 반면 수출 기업은 2포인트 오른 73으로 체감경기가 다소 나아졌다. 내수는 고물가, 소비 감소 등으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지난 연말까지 3%대를 지키다가 지난달 2.8%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와 달리 수출 전선엔 훈풍이 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수출은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도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을 타고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18%)를 회복했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67로 전월과 동일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7포인트)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은은 "부동산 PF 사태로 인한 자금조달 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5포인트)은 수요 증가, 운수창고업(+2포인트)은 해운업 업황 개선으로 각각 BSI가 상승했다.
한편 3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한 72로 나타났다. 제조업(75)에서 4포인트, 비제조업(70)에서 2포인트씩 올랐다.
정종훈(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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