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반도 문제 악순환 방지 시급"…미·중 대북특사 접촉 동의
왕 부장은 이번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은 글로벌 핫이슈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역량이 되길 원한다”며 중국의 관여 사안으로 중동, 우크라이나에 이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중국)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꾸준히 추진했다”며 “당장 급한 일은 악순환을 방지하고, 당사자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해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을 되찾도록 추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같은 회의에 참석해 연설했을 당시 한반도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달 26~27일 태국 방콕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왕 부장의 회담 후에도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발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에 당시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다음 단계는 미국 대북 특사와 평양에 다녀온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사이의 통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번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도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번 회담에서 왕 부장이 '60% 관세 부과'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염두에 둔 듯 미국의 대중국 제재 해제를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왕 부장은 “‘디리스킹(de-risking·위험완화)’을 내세운 ‘탈중국’, ‘작은 운동장과 높은 펜스’를 만들겠다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끝내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의 발언을 인용해 “나쁜 일은 적어도 하지 말고, 좋은 일은 적어도 하지 않아서는 안된다(勿以惡小而爲之 勿以善小而不爲)”라고도 말했다. 이는 최근 중국인 미국 유학생이 입국 과정에서 스파이 혐의로 비자가 취소당하는 사례의 재발 방지를 촉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외교부장설 류젠차오는 모스크바로
류 부장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은 시종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호흡과 운명을 함께한다”며 “모든 형식과 표현의 식민주의에 반대하며 국제질서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나라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하는 왜곡된 길을 가지 않을 것이며 중국식 현대화는 세계 각국의 현대화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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