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반도체’ 르네사스 또 8조원 빅딜, 日반도체 부활 주도하나
일본 차량용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가 또다시 8조 원대 대형 인수합병(M&A)을 발표했다. 테슬라·엔비디아·퀄컴·삼성전자 등이 노리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르네사스가 M&A를 활용해 진입 장벽을 더 높이는 것이다. 한때 만성 적자로 정부 수혈을 받았던 르네사스의 과감한 행보는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전략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차량용 칩 장벽 더 높아지나
르네사스는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마이크로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빅5′로 꼽히는 업체다. 특히 자동차 전장 시스템 전반을 제어하는 두뇌 격인 마이크로콘트롤러유닛(MCU)은 세계 시장 30%가량을 점유해 1위다. 토요타, 혼다, 닛산, 포드, 폭스바겐 등에 MCU를 공급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율주행 기술과 다양한 차량용 정보시스템의 발달로 급성장하는 시장이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나 ‘애플카’를 개발 중인 애플뿐 아니라 퀄컴·엔비디아·삼성전자도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며 시장을 공략한다. 그러나 복잡한 공정과 완성차 업체의 높은 품질 요구,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상태다.
MCU는 퀄컴·삼성의 차량용 AP(데이터 연산·처리 기능 수행)나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용 칩셋에 비하면 요구되는 기술 수준과 가격이 낮다. 그러나 르네사스는 확고한 세계 1위인 MCU를 바탕으로, 그 주변에 탑재할 반도체 라인업과 개발용 SW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반도체와 SW, 개발 플랫폼까지 통합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하는 전략이다.
르네사스의 선택과 집중
르네사스처럼, 日 반도체 부활하나
르네사스로 반도체 산업 부활 가능성을 확인한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다시 한번 반도체 기업에 자본 투입 의지를 드러냈다. INJC의 후신 격인 ‘일본투자공사(JIC)’가 포토레지스트(감광재) 부문 세계 점유율 1위인 일본 상장사 JSR을 60억 달러(약 8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기업 머크가 JSR을 인수하려 하자 일본 정부가 나섰다고 보도했다. 최첨단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업체를 일본 정부가 자국 내에 지키려 했다는 해석이다. 현재 중국 등에서 반독점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인수가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JIC의 인수 발표를 두고 JSR 고객사 등은 일본 정부가 JSR을 통해 민감한 정보에 직접 접근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서현(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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