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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의 시시각각]김경수는 왜 복권되지 못했나

최민우 정치부장
설 명절을 맞아 윤석열 정부가 지난 7일 특별사면을 실시했다. 사면 대상에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살다가 2022년 말 ‘복권 없는 사면’이 됐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번에도 복권되지 못했다. 4·10 총선 등 당분간 출마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야권 일각에선 “똑같이 댓글 사건에 연루됐는데, 김관진은 풀어주면서 김경수는 복권하지 않는 의도는 뭔가. 사면도 여야 차별인가”라는 반발이 나왔다.

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로 2021년 7월 26일 구속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022년 12월 28일 경남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김 전 지사는 당시 사면으로 잔여 형기 5개월은 면제됐지만, 복권은 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여권 핵심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다. “사면에 앞서 각계 의견을 듣는다. ‘이러저러한 이유가 있으니, 이번에 누구 좀 사면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청원을 받는 거다. 최소한의 의견 수렴 과정이다. 민주당에도 원하는 대상이 있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김경수 전 지사가 포함될 것이라 여겨 법적·절차적 하자 등을 미리 검토했었다. 그런데 민주당이 김 전 지사 복권을 청하지 않았다. 어떻게 생뚱맞게 풀어주나.”

민주당 요청 없었다는 게 여권 설명
임종석 겨냥한 친명계 맹공도 거세
'이재명 라이벌 죽이기'로 점철되나
대신 민주당이 요청한 심기준·박기춘 전 국회의원,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은 모두 사면·복권됐다. 물론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요청이 없더라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요청이 없는데 김 전 지사만 콕 집어 복권하면 민주당 분열을 노린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이니, 갈라치기 전략이니 하며 반발만 커지지 않았겠나”라고 반박했다.

여권의 술책일지 모른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건 맞는 듯싶다. 복권되면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는 야권 유력 주자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반대로 복권되지 못하면 그의 피선거권은 2027년 12월까지 박탈된다. 차기 대선은 2027년 3월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제18~19대 회장 이임식 및 제20대 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이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다. 그는 본인의 지역구였던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자 친명계가 기다렸다는 듯 임 전 실장을 맹공했다. 원외 친명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은 “임 전 실장은 정권교체의 계기를 제공하고 윤석열 정권 탄생에 기여한 인사”라고 포문을 열었고, 이 대표 최측근들도 “이번 총선 목표가 개인의 권력 유지가 아니라면 물러서는 것이 맞다”(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 “정권을 빼앗긴 주역이 출마하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라며 가세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두 차례나 “윤석열 정권 탄생에 기여한 이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한 것도 임 전 실장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에서 중·성동갑 후보로 또 거론되는 이는 조상호 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조 부위원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 재판에서 이 대표의 변호를 맡았다. 임 전 실장과는 지명도 등에서 격차가 크지만 친명계는 “적합도 조사를 돌리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중·성동갑은 전략공천 지역”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친명계 인사는 이렇게 말한다. “문명(文明) 충돌은 과장됐다. 솔직히 당에 친문이 더 많은데 어떻게 다 쫓아내나. 대신 임종석은 다르다. 미리 싹을 잘라야 한다.” 이번 민주당 공천의 큰 줄기가 ‘이재명 라이벌 솎아내기’라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등 혐의 2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은 되지 않았다. 뉴스1
김경수·임종석과 함께 이 대표의 대항마로 꼽히는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다. 2심에서도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조 전 장관은 1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은 데 이어 13일 총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조국 신당’ 등의 형태로 연합비례정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정적 죽이기’ 차원에서 보면 조 전 장관 역시 내치는 것이 순리지만 당내 기류는 묘하다. “조국은 유명세만 있지 민주당 내 세력이 없다. 들어와도 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이 대표가 조 전 장관을 간택할지도 이번 총선의 숨은 관전 포인트다.



최민우(choi.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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