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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해고 생중계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올해 들어 실리콘밸리에 또 한 번에 대량해고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유행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구글, 메타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자신이 해고당하는 순간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것이다. 미국 기업에서는 직원에게 해고 통지를 보내기 전에 회사에서 사용하던 계정과 관련한 정보를 묻는 등의 절차가 있는데 이를 묻는 연락을 받으면 곧 해고 통지가 날아올 것임을 알고 소셜미디어에서 생중계를 시작한다.

대개 혼자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가 통지를 받기 때문에 생중계가 가능한 건데, 그렇게 해고 통지를 받으면 그걸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심정을 많은 사람과 나눈다. 실리콘밸리의 노동자라면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음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해고는 누구에게나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X세대 이상은 자신에게 힘든 순간이 닥쳤을 때 이를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반면, 밀레니얼 세대 중에는 이를 모두 공개해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신기한 것.

더 젊은 Z세대의 경우는 아직 대량 해고를 경험할 나이는 아니지만, 개인사 공개 경향이 더 두드러져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우는 모습을 폰으로 촬영해 제한된 친구들과 나누거나 기록해두는 일이 드물지 않다. 최근에는 미국의 Z세대가 “내가 갑자기 폭삭 늙었다”며 늘어난 주름 등을 공개하는 영상이 유행하면서 “왜 Z세대는 빨리 늙나?”라는 한탄이 돌아다닌다.

하지만 Z세대가 빨리 늙는 게 아니라, 이제 20대 후반에 들어서기 시작한 사람들이 젊음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기 때문에 충격을 받은 것뿐이다. 윗세대와 다른 게 있다면 예전에는 아침에 욕실 거울을 들여다보며 혼자 놀랐다면, 지금은 그걸 폰으로 찍어서 널리 공유한다는 것. 그러다 보니 자기 세대만 일찍 늙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생긴 거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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