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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천상락과 인간락

행복의 정의는 각각 다를 수 있겠으나,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은 크게 천상락과 인간락으로 나눌 수 있다. 천상락은 도로써 즐기는 마음의 행복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후 형상 있는 물건이나 환경을 초월하고 생사고락과 선악인과에 해탈하시어 어느 경우에나 마음이 편안하셨던 모습이 천상락이라 할 수 있다.
 
인간락은 형상 있는 세간의 오욕락을 말하는 것으로, 형상 있는 물건이나 환경에 의하여 만족을 얻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출가 전에 위는 국왕의 자리에 있고 몸은 이미 만민의 위에 있어서 좋아하는 것과 즐거워하는 바를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 인간락이라 할 수 있다.
 
대학 입시철이 되면, 교회에서 통성 기도를 하고 절에서 간절히 108배를 올리는 수험생의 부모님을 흔히 볼 수 있다. 종교가에서는 천상락을 주로 다루다 보니, 인간락을 추구하는 것을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이를 비난하거나 경멸하시는 분들도 있다.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자녀의 대학 합격이나 남편의 사업 번창,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일이 성불제중이나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일만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과연 비난을 받을만한 일일까?
 


통념과 다를지 모르지만, 부처님께서는 행복의 조건으로 자급자족과 물질적 부를 언급하시며 정당하게 돈을 벌고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셨고, 부자, 사제, 부부, 친구, 노사(勞使), 승속의 도리에 대해서도 법문을 하셨다. 정치, 경제, 통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때로는 통치자에게 경제에 관한 조언도 하셨을 만큼 '세속'을 소홀히 다루지 않으셨다.
 
대종사께서도, 정당한 일을 부지런히 하고 분수에 맞게 의.식.주도 수용하며, 피로의 회복을 위하여 때로는 여가시간도 가지라고 하셨고, 생활이 향상되는 이 시대에 좁은 법만으로는 세상을 제도하기 어려우니 불법이 성과 속을 초월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세계에 두루 활용되게 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물질에만 치우치고 정신을 등한시하면 육신은 완전하나 정신에 병이 든 사람이 되고, 정신만 중시하고 물질을 도외시하는 세상은 정신은 완전하나 육신에 병이 든 사람과 같다. 안으로 정신문명을 촉진하여 도학을 발전시키고 밖으로 물질문명을 촉진하여 과학을 발전시켜야 결함 없는 온전한 세상이 될 수 있다. 천상락이 기본이지만, 인간락이 없으면 온전히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 토굴의 수많은 수행자의 구도심은 존경하지만, 불가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닌 이유이다.  
 
돈과 물질문명은 선용(善用)할 방도를 찾을 일이지 무시하거나 멀리할 일이 아닌 것처럼, 인간락도 정당한 방법으로 누릴 일이지 무시하거나 경멸할 대상은 아닌 것이다.  
 
진리적이고 사실적이지 않는 신앙생활로 추구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 종교인으로서 인간락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단, "인간락만 즐겨하면 천상락은 영원히 멀어지고 천상락을 즐겨하면 인간락은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는 부처님의 말씀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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