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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골든 걸스가 있는 한

안 해본 도전은 실패고 망설인 기회는 낭비라고 해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슈워츠 교수처럼 춤을 춰보자 결정했다. 궁리 끝에 YMCA에 있는 카디오 댄스 강좌에 등록했다. 소개란에, 음악에 맞춘 워크아웃이고 칼로리 소모가 큰 운동이라 해서 귀가 솔깃했다.
 
한때는 모 나이트클럽 출근부에 도장을 찍은 적도 있었기에 춤추는 것이 가볍게 생각됐다. 신명 나는 것도 잠시, 선생과 주위 사람을 따라서 스텝도 밟고 포지션을 잡아봤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요가를 십 년 정도 했지만, 춤추는 근육은 달랐다. TV나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몸동작이 한 두 박자씩 늦는 사람이 이해됐다. 리듬과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마치 막대기 하나가 이리저리 흔들대는 것 같았다. 라인댄스는 겨우 선생님만 바라보며 방향을 잡았다. 그에 비하면 GILTI (Global Intangible Low-Taxed Income) 계산법은 오히려 간단했다.
 
내 나이에도 몸을 율동적으로 돌리기가 이렇게 힘이 드는데,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평균 나이 59.5세, (인순이 (66세), 박미경 (58세), 신효범 (57세), 이은미 (57세)에 데뷔한 걸 그룹이 있다.  
 
골든 걸스. 이 그룹은 안무를 뺀 모든 부분에서 인정받았다. 10대와 20대들의 현란한 안무와 비교해서 내린 판단이리라. 하지만 이들이 이루어내는 춤사위는 나보다 훨씬 낫다.
 


이게 된다고? 되물으며 가수 경력 합계 159년의 네 디바가 골든 걸스로 황금기를 맞고 있다. 데뷔곡인 ‘원 라스트 타임’으로 이들은 전에 각자 가수로 데뷔하면서도 받지 못했던 생애 단 한 번뿐 이라는 신인상을 받았다. 작년에 있었던 KBS 연예 대상 쇼 버라이어티 부문에서.  
 
그들을 보면 꿈꿔왔던 일에 도전하는 것에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신인상을 받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다들 힘내자”고 소감을 말했다. ‘이 나이에’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김기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기대수명을 100세로 설정 후, 나이를 시간으로 표현해 보면, 열 살은 새벽 2시 24분, 스무 살은 오전 4시 48분, 서른은 오전 7시 12분, 마흔은 오전 9시 36분, 쉰은 오후 12시에 해당한다. 골든 걸스는 막 점심 먹은 후다. 아직도 해가 길다.  
 
미장원에서 계속 긴 머리를 유지하고 싶다니까 이젠 이런 스타일은 어울리지 않고 중년의 나이에 맞는 짧은 단발이나 커트 머리를 하라고 권했다. 골든 걸스가 걸 그룹으로 있는 한, 황신혜 언니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한, 머리를 기르련다.

이리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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