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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세상 사람들이 -인평대군(1622~1658)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성하여서
 
제 허물 전혀 잊고 남의 흉 보는구나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을 고치고자
 
-청구영언 진본  

 
삼가고 또 삼가야 한다

 
인조의 셋째 아들인 인평대군이 남긴 시조다. 삼전도의 굴욕으로 병자호란이 끝나고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인질로 청에 끌려갔다가 3년 뒤 인조의 문병차 귀국하게 되자 형들을 대신해 인질로 갔다. 청으로 끌려가며 어미가 굶어 죽어가면서도 자식에게 먹이를 양보하고, 매서운 추위에 겉에 걸친 찢어진 옷마저 아들에게 벗어주는 부모들, 눈 속에서 새 한 마리라도 움켜잡으면 세자와 대군이 잡수셔야 한다고 갖다 바친 백성들의 충성심에서 느낀 한없는 부끄러움과 자책감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는 시서화에 모두 능했다. 인간의 생활에서 삼가고 조심해야 할 것을 이처럼 시조로 읊었다. 삶에 소중한 교훈이다. 4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사란 어쩌면 그리도 흡사한가? 지금부터라도 삼가고 또 삼가야 할 일이다.
 
그는 두 형과 우애가 깊었다. 인평대군이 감기에 걸려 반년이 지나도록 낫지 않자 효종이 찾아와 아우의 초췌함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가 끝내 37세로 죽자 왕이 몸소 시신을 염습했다.

유자효 /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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