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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암 환우들도 믿고 먹어요"…100년 넘은 우리동네 노포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안일옥. 1920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이다. 경기관광공사
안일옥 설렁탕과 안성맞춤 우탕. 안일옥
경기도 안성시 중앙로 411번길엔 유독 사람들 붐비는 곳이 있다. 바로 한식당 ‘안일옥’이다. 대표 음식은 4개의 대형 무쇠 가마솥에서 24시간 내내 끓여낸 설렁탕·곰탕·우(牛)탕 등. 푸짐한 고기와 구수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진한 국물은 ‘안성 8미(味)’ 중 하나로 꼽힌다.

안일옥의 역사는 100년 전인 19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이다. 김종열(65) 대표는 “손맛이 좋으신 할머니께서 우시장 도축장에서 가져온 부산물을 끓여서 만든 국밥을 시장에서 팔았는데 인기가 많았다”며 “그 손맛을 어머니에 이어 나와 아들까지 4대째 이어받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 안일옥, ‘경기노포’ 선정
안일옥은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선정한 ‘경기노포’다. 100년이 넘는 역사는 물론, 수원·개성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우사장으로 불렸던 안성 우시장의 연관성 등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좋은 식재료로 최대한 많은 양을 손님에게 제공하는 ‘밥장사 정신’이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계속 국밥을 끓이는 150년, 200년 노포가 되겠다”고 말했다.
경기노포 인증서. 경기관광공사
경기도가 선정한 노포 25곳의 이야기를 담은 책 '경기노포, 기억을 잇다' 표지. 경기도

‘경기노포’에 노포(老鋪)는 ‘오랜 기간 대대로 물려 내려온 전통 있는 가게’를 뜻하는 용어다. 경기도는 최소 20년 이상, 또는 2대 이상(30년) 전통을 계승한 소상공인(국민 추천 시 10년 이상 영업)이나 지역 정서를 반영한 업소 25곳을 경기노포로 선정했다.
최근엔 노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경기노포, 기억을 잇다』를 발간해 도내 관광안내소 64곳과 31개 시군에 배포했다. 노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외할머니 손 맛 물려받은 명장의 떡 ‘송림병’
1982년 고양시 일산서구에 문을 연 ‘송림병’은 명장·달인의 떡집으로 유명하다. 요리연구가인 서준석(62) 대표가 전국 떡명장 선발대회를 휩쓴 데 이어 SBS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서 ‘찹쌀떡 달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가장 인기 있는 떡은 제주도 고산에서 자란 생쑥을 사용해 만든 ‘쑥 찹쌀떡’이다. 쑥 자체의 수분만으로 떡을 만들기 때문에 진한 쑥 맛과 향이 일품이다.

서 대표가 떡과 인연을 맺은 것은 궁중 요리연구가였던 외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9살 때부터 떡을 만드는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도왔다. 결혼하고 고양으로 이사를 오면서 부인 박진희(54)씨와 함께 송림병을 운영하고 있다.
송림병 매장. 경기관광공사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송림병. 당일 만든 떡만 팔고 천연재료만 쓰는 달인 떡집으로 유명하다. 송림병 제공
송림병은 당일 만든 떡만 판다. 통조림 등 인공 재료를 쓰지 않아서 일반 떡집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다. 하지만 한번 떡 맛을 본 손님들은 선뜻 지갑을 연다. 박씨는 “재료를 아끼지 않기 때문에 쑥 찹쌀떡만 해도 주먹만 한 크기에 앙금과 견과류가 가득 들어간다”며 “천연재료만 쓰다 보니 아토피나 암 환우들도 믿고 먹는다. 계속 믿고 먹을 수 있는 떡집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65년 된 국내 유일 단관 극장 ‘동광극장’
동두천시 동광로에서 1959년 영업을 시작한 ‘동광극장’은 추억을 마주하는 곳이다. 극장 한 쪽엔 ‘관람자 준수사항’이 액자에 걸려 있고, 옛날 장난감과 구식 필름 영사기도 자리 잡고 있다. 283명을 수용하는 상영관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와 가죽 소파, 받침대 등이 놓여있다. 지정석이 아니라 먼저 앉는 사람이 자리의 임자다.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국내 유일의 단관 영화관인 동광극장.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의 촬영 장소로 활용됐다. 경기관광공사
동광극장에 있는 필름영사기. 경기관광공사
특유의 복고적인 분위기 탓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 등의 촬영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1986년부터 동광극장을 운영하는 고재서(68)대표는 “예전엔 단관 극장이 많았는데 현재는 전국에서 동관극장이 유일하다. 그래서노포로 선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극장에 온 손님들이 ‘재밌게 잘 봤다’고 얘기해주는 거만으로도 고맙다”며 “많은 사람이 과거를 추억하며 방문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 지동 순대·곱창타운 터줏대감 ‘호남순대’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은 ‘순대’로 유명하다. 순대·곱창을 파는 식당만 40여곳이 몰려있다. 그중에서도 ‘호남순대’는 지동시장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부모님에 이어 2대째 가게를 운영하는 민은기(54) 대표는 “부모님이 원래는 농사를 지으셨는데 지인이 ‘시장에서 순대를 만들어 팔아보자’고 제안해 1980년대 초 수원으로 이사를 왔다”며 “처음엔 순대만 팔다가 ‘다른 것도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에 순댓국도 함께 팔았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1984년부터 순댓국 가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시 지동시장 순대곱창 타운의 터줏대감인 호남순대는 순대타운에 1호점, 맞은 편엔 2호점을 운영한다. 사진은 2호점인 순대지존의 모습. 경기관광공사
호남순대의 순대곱창볶음
호남순대의 영업시간은 오전 4시부터 시작된다. 24시간에 걸쳐 뽀얗게 사골 육수를 우려내고, 순대국, 순대곱창볶음 등에 들어갈 재료를 준비한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잡내가 없고 푸짐한 양이 특징이다. 순대 타운 안에 1호점을, 바깥 맞은 편에 2호점(순대지존)을 운영한다.


민 대표는 “지동시장에서 순대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가게가 되고 싶다”며 “사람 냄새나는 장사를 할 테니, 손님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모란(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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