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해도 먹을 사람 없고, 세뱃돈 뽑아도 줄 조카 없더라"
![설 명절을 앞둔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전집에서 상인이 전을 팔고 있다. 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11/f21cd9a8-161a-4577-81e5-526776a85902.jpg)
대학생 이은서(24·서울 노원구)씨는 명절에 고향인 강원도 원주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설에도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감정평가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씨는 “시험이 4월이라 시간도 여의치 않다. 올해 명절은 오전엔 알바, 오후엔 시험공부를 하며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 절반, 고향 방문 대신 휴식 선택
명절 문화가 바뀐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젊은 세대의 경우 부모세대와 비교해 고향에 대한 애착이 크지 않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로 수도권에서 자라난 젊은 세대들에게 고향은 ‘부모’의 고향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노인 요양시설에 입소·입원하는 고령층이 증가하면서 물리적으로 친인척들이 모일 '고향집'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MZ에게 '고향' 의미 달라져…코로나가 부채질
![지난해 5월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수원보훈요양원(원장 김정면)에서 면회 온 딸이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11/8ec93da4-b5eb-42e3-80bd-e9a94d5e91ff.jpg)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이들도 늘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성인남녀 3441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을 조사한 결과 62.3%가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설 연휴 때보다 8.3%포인트 증가했다. 귀향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51.9%에서 45.6%로 하락했다. 명절 기간 편의점 단기 알바를 하기로 한 취준생 이모(26)씨는 “시급이 평소보다 20% 정도 더 올라 수입이 쏠쏠하다”라고 말했다.
1인 가구의 증가도 한몫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인 가구는 993만5600세대로 1000만 세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 10명 중 8명은 '고독사' 위험군이라는 조사 결과(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있다. 단절과 고립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형식 억눌리지 말아야 유지될 것”
다만 설동훈 교수는 “아무리 개인화가 진행된다고 해도 가족들이 모이는 문화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상이 바뀌고 있는 만큼 형식에 억눌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모여서 어울리고 즐길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우림(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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