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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이어 석유화학 실적 부진…정유업계, 친환경으로 눈 돌린다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며 ‘배터리(2차전지)’의 기세가 꺾인 가운데 ‘기름집’에도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2차전지와 석유·내연기관 기반의 정유·석유화학은 별반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SK이노베이션·LG화학 등은 정유와 이를 활용한 석유화학에서부터 2차전지·소재까지 연결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에 이어 2차전지로 사업 분야를 넓힌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77조2885억원, 영업이익 1조90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98%, 영업이익은 51.4%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8%, 95.3% 줄었다. 특히 주력인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윤활유사업 모두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했다. 2차전지 자회사인 SK온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둔화로 목표였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LG화학도 석유화학 시장 침체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피해 가지 못했다.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2조52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1%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 143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첨단소재 부문 역시 주요 수요처인 2차전지와 전기차 시장 침체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수요둔화로 석유화학 산업의 어려움이 지속된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 메탈 가격 급락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극심했던 한 해였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배터리’와 ‘기름’ 모두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사업 이외 영역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다. 정유사들은 친환경을 내세운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연료분야에 6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최근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 원료를 정유공정에 투입했다. 폐식용유 같은 바이오 원료를 정유공정에 투입해 저탄소 연료유와 친환경 석유화학 원료를 만들 예정이다.

전혀 새로운 ‘기름 사용법’도 고민하고 있다. SK엔무브·GS칼텍스는 전기차 배터리나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특수 냉각유(油)를 활용해 식히는 액침냉각 기술 상용화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액침냉각 시장 규모가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희권(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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