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숙부·아들이 총리…'日 정치계 대모' 요코 여사 별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모친인 아베 요코(安倍洋子) 여사가 지난 4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95세.요코 여사는 최고 권력자의 딸이자 조카, 어머니였다. 아버지는 전후 일본 보수정치의 원류로 평가받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숙부는 '비핵 3원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아들은 최장기 집권 총리인 아베 신조다. 생전 요코 여사가 '일본 정치계의 대모', '은막의 실권자’라고 불렸던 이유다.
1928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45년 시라유리(白百合) 고등여학교(현 시라유리학원 중·고교)를 졸업하고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마이니치신문 정치부 기자였던 아베 신타로(安倍晉太郞) 전 외무상과 51년 결혼해 아들 셋을 뒀다. 아버지 기시 전 총리가 동향(야마구치현) 출신으로 지역 내 평이 좋았던 아베 가문의 신타로를 일찌감치 사윗감으로 점찍었다고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모친인 아베 요코(安倍洋子) 여사가 지난 4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95세. 요코 여사는 개발도상국 지원 비영리기구(NGO)인 '케어 인터내셔널 재팬'의 임원을 지내기도 했다. X(옛 트위터)](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5/f1a7aeb4-e248-4043-8fa4-3701df2f69c3.jpg)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어머니 아베 요코. 사쿠라회 홈페이지 캡처](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5/a4ed6ec5-eb32-4bb7-8873-e89b555dcc3d.jpg)
남편의 꿈, 아들이 실현
요코 여사는 아베 전 총리가 정계에 진출하기 전 "연설할 때 말이 너무 빠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말라"고 하는 등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도했다. 요코 여사가 막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기에, 아베 전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대두할 당시 "아베 신조에게 '이제 총리직을 그만둬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인 아베 요코뿐이다"(주간아사히)는 보도도 나왔다.
![아들 아베 신조 전 총리(왼쪽 끝)와 며느리 아키에 여사(오른쪽 끝) 사이에 앉은 요코 여사. X(옛 트위터)](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5/b5b68530-52f6-4827-8bf7-c4024078fdd5.jpg)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요코 여사는 아베 전 총리 재임 당시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의 정치 집회에 자주 참석했다. 또한 '아베파'로 불리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세이와(清和)정책연구회' 소속 의원 배우자들의 리더이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가 2022년 7월 선거 지원 유세 도중에 피격돼 사망하기 전까지 요코 여사의 정치적 영향력이 계속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베 요코 여사(왼쪽 끝)의 94세 생일잔치를 자택에서 여는 모습. 아베 전 총리는 "어머니의 94세 생신. 오랜만에 3형제가 모여 옛이야기에 꽃을 피웠습니다"라고 썼다. 페이스북](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5/58a360fb-287f-4207-a9a8-792a099c4ac1.jpg)
셋째 아들, 남동생 집안에 입양 보내
요코 여사의 장남인 아베 히로노부(安倍寛信)는 골판지 등을 만드는 미쓰비시 패키징의 사장을 지냈다. 셋째 아들은 기시 노부오(岸信夫) 전 방위상이다. 요코 여사는 친정인 기시 가문의 혈통을 잇기 위해 막내아들을 낳자마자 자신의 남동생 집안에 입양을 보냈다. 장남 히로노부는 딸 하나와 아들 하나를 뒀고, 기시 전 방위상은 아들 두 명을 낳아 요코 여사에게는 손주가 네 명이다. 아베 전 총리는 자녀가 없다.
![아베 신타로의 사망 이후 뒤를 이어 1993년 첫 당선한 아베 신조가 모친인 요코 여사(오른쪽), 부인 아키에 여사(가운데)의 배웅을 받으며 고향 야마구치현 자택 앞에서 출근하는 사진. 신쵸데일리](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5/e6196c35-889b-461b-a65c-42a5eaec323b.jpg)
기시 노부오의 장남 기시 노부치요(岸信千世)는 후지TV 기자 생활을 접고, 정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요코 여사가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안고 있는 모습. X(옛 트위터)](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5/300561d9-70bb-4791-bcc7-fa2ab55f8c7d.jpg)
NHK 교향악단이 2016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공연했을 때 고인과 함께 음악회를 관람한 차이 총통은 일본어로 "대만과 일본을 위해 노력해 주셨다"며 애도했다. 라이 총통 당선인도 SNS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일본어로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서유진(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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