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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에 총 맞아도 달린다...미군 원조받던 '육공트럭' 중동 공략

'육공트럭'으로 불리는 기아의 군용 수송차 '중형표준차량'. 사진 기아
야전 부대에서 쓰이는 대표적 군 수송차량 이른바 ‘육공트럭’이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린다. 방산 수출 증가와 품목의 다양화를 함께 이뤄낸다는 게 업계와 정부의 기대다. 기아는 4~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세계방위산업전시회(WDS) 2024에 참가해 육공트럭과 수소연료 군용차 등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WDS엔 40여개국 9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공식 명칭 ‘중형표준차량’인 육공트럭의 최신 기종 능력은 2.5t(톤)의 짐과 사람을 싣고도 1m 깊이의 하천을 건널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탑승 최대 인원은 16명이고 60도의 경사를 오를 수도 있다. 최고 시속은 105~110㎞다. 1960~70년대 미군 원조를 받아 쓰이던 수송 트럭의 모델 번호가 M602였다는 데서 육공트럭 별명이 붙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번 WDS에 기아가 공개한 최신 트럭엔 자동변속기와 에어컨이 설치돼있다. 전장에서 총탄을 맞아 바퀴에 구멍이 나도 시속 48㎞로 최대 50㎞ 가까이 운행 가능하다. 산악에서 바퀴가 웅덩이에 빠졌을 땐 탑승 병사들이 트럭을 밀어낼 필요 없이 자동으로 바퀴 바람을 빼 탈출하는 기능도 갖췄다. 보통의 국산 자동차는 앞바퀴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 방향을 바꾸는데, 이 트럭은 뒷바퀴도 같이 움직이면서 타이어 마모를 줄인다고 한다.

"정부의 수출 지원 결단이 핵심"
2022년 열린 WDS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현대로템이 참가했다. 이번 2회 행사에선 기아도 참여하며 규모를 키웠다. 기아는 폭발 압력 완화 시트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인 ‘소형전술차량 기갑수색차’,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소음과 발열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소 ATV 콘셉트카’도 함께 공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WDS2024 기아 전시장. 사진 기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은 대한민국 최초 전투기 F21의 엔진과 레이더를 주력 상품으로 내놨다. 한화는 “40년간 축적한 항공 핵심 부품 제조 역량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기로 했다. 한화오션의 3600t급 잠수함 관련 무인체계와 K9 자주포도 전시된다. 이박에 LIG넥스원은 지대공 무기 ‘천궁-Ⅱ’, 한국형 GPS 유도탄 ‘KGGB’ 등을 전시한다.

정부도 힘을 보탠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를 중동으로 택해 WDS에도 참가한다. 신 장관은 WDS 방문에 앞서 2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모하메드 빈 무바라크 알 마즈루이 국방특임장관을 만나 “이번 회담이 양국의 추가적인 방산 협력 동력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장관은 “한국과 방산 협력은 오랜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신 장관의 이번 출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UAE·사우디·카타르 방문의 후속 논의를 위해서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업계와 정부는 한국 업체의 무기 체계 수출 논의와 공동개발 협약이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연승 명지대 방산안보학과 교수는 “기업이 나서고 정부가 지원하는 모습을 띠지만 방산 수출은 사실상 G2G(정부간 거래)라고 보는 게 맞다”며 “정부의 지원과 결단이 방산 수출 성과의 핵심 요소인 만큼, 현재의 상승세를 살리려면 수출입은행의 지원 한도를 일시적으로라도 확대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선욱(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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