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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인하설' 거리 둔 파월 "신중하게 접근…정치적 고려 안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인하 시기로 올해 중반쯤을 예상하고 있다며 ‘5월 인하설’과도 거리를 뒀다.

파월 의장은 4일(이하 현지 시간) 방영된 미 CBS 간판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거의 모든 Fed 위원들이 올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서도 “미국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늦게 움직일 때의 위험에 대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지속 가능하게 내려오는지 좀 더 확신을 얻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선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며 연착륙을 낙관했다.

파월 의장은 3월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시장의 기대에 재차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의 속도와 폭도 시장의 예상보다 느리고 작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은 올해 Fed가 0.25%포인트씩 5~6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은 1월 말 기자회견에서 3월 금리 인하가 ‘기준 사례(base case)’는 아닐 거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기준 사례’란 올해 상반기에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완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2개월 단위로 인플레이션을 지켜보는데 지난해 첫 5개월은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며 지난해 하반기들어 완화된 인플레이션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이후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방송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파월이 제안한 금리 인하 시기는 올해 중반쯤이라고 CBS는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Fed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한 다음날(1일) 이뤄졌다. 파월 의장이 CBS ‘60분’에 출연한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도 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모습. [중앙포토]
한편 올해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시기에 따라 Fed의 정치 개입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 Fed가 금리 인하를 오래 끌어 선거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정치에 개입한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6월에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해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정치적’”이라며 “바이든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주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Fed는 정치적인 고려를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실성(integrity)은 Fed가 가진 전부이고, 우린 그것을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희(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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