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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총리에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첫 임명…"역사적"(종합)

신페인당 부대표 미셸 오닐 "내 부모 세대, 상상도 못하던 일" IRA 집안 출신으로 벨파스트 협정후 정치입문…투쟁보다 평화 강조 2년만에 연정 구성 파행 매듭…아일랜드계 바이든 "중요한 발걸음"

북아일랜드 총리에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첫 임명…"역사적"(종합)
신페인당 부대표 미셸 오닐 "내 부모 세대, 상상도 못하던 일"
IRA 집안 출신으로 벨파스트 협정후 정치입문…투쟁보다 평화 강조
2년만에 연정 구성 파행 매듭…아일랜드계 바이든 "중요한 발걸음"

(브뤼셀·서울=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이도연 기자 =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에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인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가 임명됐다.
한 세기 전인 지난 1921년 친영 성향 연방주의자들의 지배력을 보장하기 위해 탄생한 북아일랜드 역사상 중대한 정치 지각 변동으로 평가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오닐 신임 총리는 이날 총리직 수락 연설에서 "오늘은 새로운 새벽을 맞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나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고 (북아일랜드 시민)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임명은 이미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아일랜드 통합을 지향하는 신페인당이 2022년 5월 치러진 자치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29%를 기록하고 사상 처음으로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총리 지명 권한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친영 성향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본토와의 사이에 무역장벽이 생긴 데 불만을 품고 연립정부 구성을 거부하면서 자치의회 및 행정부 출범이 계속 지연돼 왔다.
북아일랜드 영유권을 둘러싼 유혈 사태를 종식하고 현재의 평화 체제를 구축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과 연방주의 정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다 최근에야 DUP가 영국 중앙 정부와 무역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 연정 복귀를 선언하면서 2년 만에 자치정부 공백 사태가 마무리될 길을 열었다.
신임 오닐 총리는 임명이 확정된 직후 "나의 부모, 조부모 세대에서는 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날이다"라고 말했다.
오닐 총리는 1977년 아일랜드 코크주에서 태어났다.
북아일랜드 의회 의원이었던 프랜시 몰로이의 고문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2007년 선거에서 당선돼 북아일랜드 의회 의원이 됐다.
이후 2011년에는 농업·농촌개발부 장관, 2016년에는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다. 장관 시절 그는 동성애자 남성의 헌혈을 금지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2017년부터는 마틴 맥기네스 신페인당 대표가 사임한 후 당을 이끌게 됐다.

오닐의 아버지인 브랜던 도리스는 과거 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며 분리주의 무력투쟁을 벌이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일원이었고, 이 때문에 수감됐던 전력이 있다.
오닐 총리의 사촌인 토니 도리스도 IRA의 일원이었으며 1991년 영국 공군특수부대(SAS)에 의해 살해됐다.
배경부터 민족주의자인 오닐은 그러나 벨파스트 평화협정 이후 정치에 입문한 첫 세대로서, 무장 투쟁 대신 평화를 강조했다.
지난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을 때 오닐은 조의를 표했으며 찰스 3세의 대관식에도 참석했다. 이 같은 행보는 신페인이 IRA의 정치 조직이었던 과거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오닐이 표방한 좌파 자유주의와 호감형의 외모, 부드러운 정치 스타일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인 직장과 주택 부족 등에 시달리는 젊은 층의 지지를 얻었다.
아울러 오닐의 정치 스타일은 과거 무장 투쟁 시절의 남성 중심적이고 독단적인 정치적 분위기와는 대비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오닐이 이끄는 신페인 당은 통일된 아일랜드라는 공화주의적 열망을 내세우는 대신 브렉시트 충격 후 급등한 물가에 대응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을 강조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두 자녀의 어머니인 오닐은 15세에 임신해 16세에 딸을 출산했다. 지난해에는 손주를 얻었다.
그는 자신의 단단함이 10대 때 엄마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닐은 "나는 어려움에 부닥치는 것이 무엇인지, 학교에 다니면서 집에서 아기를 키우고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북아일랜드 부총리로는 DUP의 에마 리틀-펜겔리가 임명됐다. 북아일랜드 연정 특성상 총리와 부총리는 동등한 권한을 갖지만, 자치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성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외신은 짚었다.
이날 오닐 총리가 임명되자 아일랜드계로 잘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축하를 전하며 북아일랜드 의회 복원을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면서 "평화 배당금을 강화하고 공공 서비스를 복구하고 지난 수십년간의 큰 진전을 계속하는 연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머니가 아일랜드계이고 부계도 아일랜드 혈통이 섞여 있다. 유년기 일부를 아일랜드계 외가 친척들에게 둘러싸인 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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