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가능성, 땅에 묻어버렸다"…美 일자리 미스터리
미 노동부는 지난 2일(현지 시간) 올해 1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35만3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48만2000건)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8만5000건의 약 2배다. 미국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톰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놀라운 수치에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증가 폭도 직전 발표(21만6000건)보다 11만7000건 늘어난 33만3000건으로 뛰었다. 지난해 하반기(7~11월) 평균 증가 폭은 20만 건으로 점차 식는 듯 했으나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모두 30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실업률은 3개월째 3.7%로 시장 전망치(3.8%)를 밑돌았다. 지난해 연간 3%대를 유지했는데 이는 50년래 최저다. 고용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 임금도 증가했다. 1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6% 늘었다.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1년 전과 비교해도 4.5% 올라 시장 예상치(4.1%)를 웃돌았다.
시장에선 코로나 19로 떠났던 이민자들이 돌아오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어난 점도 미국의 탄탄한 고용시장을 대변하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고용시장을 두드리는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더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국은 지난해 순이민자가 늘면서 미국 인구가 전년 대비 0.9%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남성 취업자 수가 47만7000명 감소했지만, 여성 취업자는 20만7000명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증가가 남성의 감소를 상쇄했다”고 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예상을 넘어선 수의 이민자와 여성이 노동시장에 합류했음에도 일자리가 구직자보다 많았다”며 “노동자들에게 유난히 좋은 경제였다”고 짚었다.
탄탄한 고용 지표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 노동 시장이 냉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임금 상승을 부추겨 물가가 다시 튀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톰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외생적 충격이 없다면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며 “3월 금리 인하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PGIM의 로버트 팁 채권 투자 수석전략가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없애버렸고 이번 일자리 수치는 그 가능성을 아예 땅에 묻었다”고 평가했다.
김경희(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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