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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 누적 150만대 판매…3분의 1은 지난해 실적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가 15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가 2011년 국내에서 첫 양산형 전기차 ‘블루온’을 선보인 이후 12년여 만이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 현대차
美에선 ‘할인 승부수’…日은?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153만8689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88만6653대, 기아는 65만236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특히 이중에서 3분의 1(51만6441대)이 지난해 1년동안 팔렸으며, 그중 78.3%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팔렸다.

이제까지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코나 일렉트릭이다. 2018년 출시한 1세대 코나 일렉트릭(30만299대)과 지난해 4월 출시한 2세대 모델(2만7479대)까지 모두 32만7778대가 팔렸다. 2위는 현대차 아이오닉 5(27만9375대), 3위는 기아 니로(27만748대)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실적에는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의 기여가 크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한 해동안 미국에서 9만4300여대를 팔아 시장 2위(9.4%)에 올랐다. 현재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된 특정 조건의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주고 있어, 법인 대상 리스·렌터카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게 주효했다. 법인 차 시장은 IRA와 무관하게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올해 1월부터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IRA 보조금과 동일한 금액인 ‘7500달러 직접 할인’을 내세워 수요 둔화를 돌파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이 친환경차와 온라인 판매로 승부수를 띄운 일본 시장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자동차수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일본 판매는 492대에 그쳤다. 재진출한 첫해인 지난 2022년(526대)보다 6.5% 줄었다. 이 때문에 고령 인구가 많고 아직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가 중심인 일본에서 온라인으로만 전기차를 파는 방식이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사옥. 연합뉴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점차 둔화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전기차 뚝심을 유지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울산 전기차 기공식에서 “큰 틀에서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전동화 투자에) 운용의 묘를 살려서 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 완성차가 가야 할 방향은 전기차라고 재확인한 것이다.


우선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소형 SUV 캐스퍼의 전동화 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2분기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한다. 기아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에서 준중형 전기 SUV EV5 판매에 나선 상태다.

다만 가라앉은 수요와 과열된 경쟁은 여전히 난관이다.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 시장에 중요한 한 해이나 출발은 험난하다”며 “테슬라 외에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현대차·기아가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고 진단했다.



김수민(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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