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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초전도체

박종진

박종진

최근 한국발 초전도체 소동으로 전 세계가 잠깐 시끄러웠다. 전도체란 전기를 전달하는 물질을 말한다. 그런데 전기가 흐를 때 생기는 저항이 전기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는데 그때 생기는 것이 열이다. 그런 열로 인해 가끔 휴대전화나 전기자동차가 불나기도 한다.  
 
전도체 중 은이 가장 전도율이 높아서 은으로 전선을 만들면 송전하는 과정에서 전기의 손실이 비교적 적기는 하지만, 값이 비싸서 전선으로 쓸 수 없다. 비교적 값도 싸고 저항에서 오는 손실도 상대적으로 적은 물질이 바로 구리다.  
 
그런 전도체 중 저항이 거의 없는 꿈의 물질을 초전도체라고 한다. 물론 지금도 초전도 상태를 만들 수 있기는 하지만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작동할 뿐이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 과학자들이 상온, 상압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만들었다고 해서 전 세계가 떠들썩했다. 원래 초전도체는 백 년도 넘은 오래 전에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적이 있고, 그 후 비록 아주 낮은 온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작동 온도를 높여 만들어진 까닭에 언젠가는 실온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초전도체의 제조 과정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고 하니 지금 세계 여러 나라 실험실에서 확인하는 중이다. 아니라는 발표가 중간중간에 있었지만, 만약 사실로 검증된다면 노벨상 수상은 떼놓은 당상이고 전 세계 에너지 질서의 엄청난 지각 변동이 생길 것이다.
 
만약 한국이 초전도체 전선을 만드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다른 나라로부터 그에 대한 사용료를 받는다면 마치 기름을 팔아서 부자가 된 중동 산유국처럼 될 것이다. 게다가 연관 분야인 핵융합 발전, MRI 같은 첨단 기계, 자기부상 열차 등 모든 분야에 응용되어 마치 불의 발견처럼 세계 역사를 다시 쓸 획기적인 일이다.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는 대체로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므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도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송전이 필요한데 문제는 효율성이다. 자동차가 달릴 때 공기의 저항을 받는 것처럼 전기도 전선을 흐르는 동안 저항을 받는다. 발전소에서는 만든 전기를 어느 정도 손실을 고려하더라도 목적지에서 필요한 양 만큼 보내기 위해, 보낼 때 전압을 높이고 도착한 후 전압을 낮추는 고압 송전 방식을 사용한다.
 
만약 어떤 물질에 전기가 흐르는데 저항이 없다면 굳이 전압을 높였다 낮췄다 할 필요도 없고 중간에서 손실되는 만큼 추가로 더 보낼 필요가 없으므로 전기 단가가 아주 낮아지게 된다. 그런 물질을 초전도체라고 하는데 그동안 몇 번 초전도체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경제성이 없어서 실용화는 고사하고 더는 발전이 없었다.
 
오래 전의 일이다. 무하마드 알리가 권투 시합을 할 때면 여기저기서 내기를 한다. 신기한 것은 권투 전문가들은 틀리지만, 도박사들은 대체로 누가 이길지 맞힌다고 한다. 돈이 걸리면 그 분야의 전문가보다 오히려 도박사가 더 정확했던가 보다.  
 
그런데 이번에는 크게 낭패를 본 곳이 과학계도, 산업계도 아닌 증권가였다고 한다. 초전도체 관련 주식이 폭락하는 바람에 손해 본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한국에서도 빨리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란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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