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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서방 압박에 세르비아 화폐 금지 일단 연기

코소보, 서방 압박에 세르비아 화폐 금지 일단 연기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코소보가 1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세르비아 디나르화 사용 금지 조치를 잠정 연기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베스니크 비슬리미 코소보 제1부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디나르화를 사용하는 세르비아계 주민에게 적응 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코소보 정부는 이 기간 세르비아계 주민에게 금지령을 알리는 데 시간을 쓸 것"이라며 "우리는 시민들이 최대한 빨리, 최대한 쉽게, 최소한의 피해로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기간에 디나르화를 사용한다고 해서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르비아로부터의 자금 흐름도 차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그는 적응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코소보의 유일한 공식 화폐는 유로화"라며 정책 철회 가능성을 부인했다.
AFP 통신은 코소보 정부가 디나르화 사용 금지 조치 시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전격 연기한 것에 대해 서방의 계속된 압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소보가 유로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하자 서방은 디나르화를 고수해온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격렬히 반발로 새로운 긴장이 촉발될 것이라며 연기를 요구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서방 5개국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내고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에게 디나르화 사용 금지 조치의 시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코소보 정부는 2022년 7월 말 자국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에게 그동안 사용하던 세르비아 정부의 번호판 대신 코소보 정부의 번호판을 달 것을 요구했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이에 항의해 트럭으로 도로를 봉쇄하고 코소보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사태가 해결되기까지는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다니르화 사용 금지 조치는 번호판 교체보다 세르비아계 주민의 실생활에 더욱 밀접하게 연결된 사안이라 서방은 그때보다 더 큰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코소보 정부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코소보는 2002년부터 유로화를 공식 통화로 채택했으나 세르비아계 자치 지역에 속하는 북부에선 여전히 디나르화가 통용된다.
180만명에 이르는 코소보 인구 중 알바니아계가 92%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세르비아 국경과 인접한 북부 지역 주민 대다수는 세르비아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유로화를 코소보 정부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왔다며 이들이 디나르화를 포기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코소보 북부 최대 도시인 미트로비차의 인권 운동가 밀리차 안드리치 라키치는 "디나르화 사용 금지 조치는 지역 경제에 대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모든 사람, 모든 가정이 세르비아 정부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매달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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