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안 먹던 애가 그날따라 먹자더라" 순직 소방관 부친 눈물
건물에 남아 있을지 모를 근로자를 찾기 위해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은 두 소방관 얼굴이 공개됐다. 순직 소방관 빈소에는 이틀째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경찰은 문경 식품회사 화재 현장 감식에 나섰다.![지난달 31일 경북 문경 육가공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故 김수광 소방교(27, 왼쪽)와 박수훈 소방사(35)의 모습. 경북소방본부는 2일 유족과 협의해 고인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뉴스1](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6d0db9cf-a53e-4a30-a5a7-c00ca9cf192a.jpg)
경북소방본부는 2일 "유족 동의를 얻어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 이들은 소방공무원 제복이 잘 어울리는 미소 가득한 젊은 소방관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들은 지난 31일 오후 8시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제2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4층짜리 육가공업체 공장 안에서 인명 수색 도중 불이 급격히 번져 고립됐고, 이어 건물이 무너지면서 변을 당했다.
![빈소가 마련된 문경장례식장에 2일 오후 동료 소방관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fc43ad06-0bf2-4e16-aaef-cd6d2e238309.jpg)
소방관들은 동료 희생을 안타까워했다. 김태웅(30) 소방사는 “(박)수훈이 형은 동기였고, (김)수광 반장은 나이는 어리지만 선배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소방장에 대해 “퇴근하고도 계속 남아 훈련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로프를 올라탄다든가, 장비를 묶어서 옮기는 훈련을 한다든가”라고 기억했다.
박 소방교에 대해서는 “수훈이 형은 교육받을 때도 다 힘든데 먼저 장난을 치며 분위기를 더 좋게 하려고 했다”며 “‘힘든 거는 내가 형이니까 먼저 한다’고 말하던 동료였다”고 말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박
소방교는 미래를 약속한 연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전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시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북경찰, 경북도소방본부, 국립소방연구원, 소방기술원, 경북화재합동조사단, 전기안전공사, 노동청 등 유관기관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28613fd5-ac2b-4842-9896-c893fd93793b.jpg)
김 소방장은 2019년 공개경쟁 채용을 거쳐 소방에 입문했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했고, 구조대에까지 자원했다. 박수훈 소방교는 특전사에서 근무하다 ‘사람을 구하는 일에서 지금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고 여겨 2022년 구조 분야 경력자 경쟁채용을 거쳐 임용됐다. 미혼인 박 소방교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말할 만큼 자기 일에 자부심이 강했다고 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전국의 7만 소방관들은 죽지 않고 살고 싶다″라며 ″소방청장과 소방지휘부는 연속되는 순직에 대해 실질적인 안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노조 홈페이지 캡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cee899b0-88d3-493b-a40e-cbc8261801c1.jpg)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전국의 7만 소방관들은 죽지 않고 살고 싶다"라며 "소방청장과 소방지휘부는 연속되는 순직에 대해 실질적인 안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방예산의 안정적 확보, 철저한 진상조사, 재발 방지를 위한 외부 전문 진상조사단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문경장례식장에 2일 오후 동료 소방관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4e1aba5e-125d-4baf-82d5-0bd3eb708ca2.jpg)
한편 경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육가공업체 화재 현장에서 기관 합동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에는 경북도소방본부·국립소방연구원·소방기술원·경북화재합동조사단·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해 참혹한 현장을 돌아봤다. 이들 기관은 감식을 통해 최초 발화 지점, 3층에서 급격하게 불길이 번진 원인, 순직 소방관들의 동선, 사고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2일 오전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시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북경찰, 경북도소방본부, 국립소방연구원, 소방기술원, 경북화재합동조사단, 전기안전공사, 노동청 등 유관기관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e4f1a60b-cc20-4ece-8376-2c8d34e27cfa.jpg)
경북도는 장례를 경상북도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영결식은 오는 3일 오전 10시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거행한다. 이어 안장식은 이날 오후 3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분향소는 5일까지 경북도청 동락관과 문경·구미·상주소방서에서 운영한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들의 국립현충원 안장,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 추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윤호.김정석.왕준열(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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