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주’ 뜨자 외국인 폭풍 매수…코스피 한달만에 2600선 회복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한달여만에 2600선을 돌파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외국인 투자자의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559.40으로 출발한 뒤 2.87% 상승해 2615.31로 마감했다. 지난달 4일 이후 약 한달 만에 2600선을 넘겼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2조489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조8947억원, 기관이 643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삼성전자 오너 일가의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가 이뤄진 지난달 11일의 외국인 순매수액(약 2조3000억원)이 최대였다. 블록딜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날이 역대 최대였던 셈이다.
800선이 무너졌던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2.01% 상승하면서 814.77을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개인은 순매도(-1536억원)로 돌아선 반면 외국인(630억원)과 기관(969억원)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내놓은 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날 하루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기아(12.42%) 현대차(9.13%) KB금융(8.16%) 등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역대 최대의 연간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도 9.38%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삼성전자(2.17%), SK하이닉스(1.66%) 등 코스피 대형주들이 대부분 상승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선 지난달 24일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내놓은 것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한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상승률이 최하위권이었지만 1월25일부터 2월2일까지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의 상승률이 약 5%로 일본, 미국(나스닥, S&P500) 등을 제치고 최상위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기대감으로 외국인과 기관 중심의 순매수가 집중 유입됐다”며 “특히 외국인의 경우 올해 연간 누적 순매수의 55%에 해당하는 자금이 최근 일주일 새 유입됐다”고 했다. 실제로 이달 1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코스피 종목은 삼성전자·현대차·삼성물산·하나금융지주·KB금융·기아·삼성생명·삼성화재 순으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PBR 1배 이하인 종목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가 285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들도 상승 동력 중 하나로 한국 정부의 기업 가치 개선 노력을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올해 초 약세로 출발한 이유에 대해 “시장의 기술적 요인 확대, 달러화 강세, 채권금리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금리 완화 전망과 반도체 섹터의 실적 반등을 언급하며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추가 상승을 이끌 중요한 촉매제”라고 덧붙였다.
남윤서(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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