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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톡 분쟁' 변협, 총선기획단 첫 출범…성낙인·우윤근 투톱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이 지난해 4월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차 미디어ㆍ콘텐츠산업 융합 발전 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영훈)가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과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를 공동단장으로 총선기획단(가칭)을 발족한다. 거물급 인사 영입을 통해 변협의 숙원을 22대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변협 외에도 의사협회·한의사협회·간호사협회 등 유력 직역단체가 앞다퉈 비슷한 목적으로 총선기획단 구성을 마친 상태다.

대한변협은 지난달 29일 상임이사회에서 총선기획단 출범안을 의결해,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할 예정이다. 4·10 총선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로톡 등 사설 법률서비스 플랫폼 규제 강화 ▶변협 주관 공공 법률플랫폼 ‘나의 변호사’ 정부 지원 확대 ▶변호사·의뢰인 비밀보호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 입법 등의 업계 현안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의 총선 공약에 반영시키겠다는 게 목표다.

또 여야 정치권과의 스킨쉽을 늘리기 위해 성 전 총장과 우 전 대사를 공동 간판으로 영입했다.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낸 성 전 총장은 현재 한덕수 국무총리 산하 미디어·콘텐트산업융합발전위원회 위원장직도 맡고 있는 친여 인사다. 우 전 대사는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주러시아 대사를 지냈다.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연합뉴스
변협이 총선기획단을 출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움직임은 법무부가 지난해 9월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변협의 징계를 취소한 일과 무관하지 않다. 8년간 ‘변협 대 로톡’ 분쟁에서 사실상 판정패한 뒤 ‘국회를 상대로 사설 플랫폼 규제 강화 공약을 관철하겠다’는 플랜 B를 꺼내 든 셈이다.

김영훈 변협 회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서 징계가 일괄 취소됐지만 꾸준한 전수조사를 통해 불공정 수임 건에 대해서는 규제할 것”이라며 로톡에 대한 규제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앞서 변협은 지난해 초 회칙개정을 통해 ‘대 국회’ 업무를 전담하는 정무이사직을 별도 신설했고, 지난달 22일에는 임시 총회를 열고 여야 국회의원 10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변협이 국회와의 접촉면 확대를 통한 ‘입법 로비전’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협 회원은 어느덧 3만명이 훌쩍 넘는 데다, 영향력이 큰 법조인들”이라며 “똘똘 뭉쳐 요구를 제기하면 ‘총선 공약’과 ‘정당 지지’를 주고받는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김영훈 협회장에게 감사패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2대 총선을 앞두고 발걸음이 빨라진 직역단체는 변협만이 아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미 한차례 국회에서 폐기된 간호법 제정을 위해 지난해 5월 총선기획단을 직역단체 중 가장 먼저 발족했다.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도 각각 지난해 11월과 12월 총선기획단 구성을 마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익단체들의 입법 요구 움직임은 민주주의 정치 과정에선 일반적 현상”이라면서도 “그러나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과 맞물려 자칫 이들의 요구가 과대 대표될 경우 조직화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들은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지원(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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