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뤽 베송 개도 나온다…설 극장가 점령한 동물배우들
![영화 '도그 데이즈'는 개한테 까칠한 건물주(유해진)의 주택에 입주한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동물원장(김서형), 성공한 건축가(윤여정), MZ 라이더(탕준상), 초보 부모(김윤진, 정상화), 여자친구의 전 연인(다니엘 헤니)와 얽힌 인디 뮤지션(이현우)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해진(오른쪽)이 안고 있는 개가 극중 유기견 '차장님'이다. 사진 CJ ENM](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80a52a55-b6f7-4f86-9bb8-e9e61c28e025.jpg)
“주연 배우가 개들과 친해지려고 3개월 동안 매일 아침 40~50분씩 같이 산책했어요.”(‘도그맨’ 뤽 베송 감독)
개성 만점 개들과 반려인들의 성장영화 ‘도그 데이즈’(2월 7일 개봉), 개들에게 구원받은 남자의 복수극 ‘도그맨’(24일 개봉)은 견공 배우들의 호연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남편의 추락사 사건에 아내가 용의자로 몰리는 법정 영화 ‘추락의 해부’(31일 개봉)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함께, 최고의 견공 배우에게 주는 ‘팜도그상’을 받았다. 극 중 부부의 시각장애인 아들 안내견 역을 맡아 사건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보더콜리 ‘메시’가 수상 주인공이 됐다.
![영화 '추락의 해부'(31일 개봉)는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를 중심으로 밝혀질 사건의 전말에 관객을 초대하는 영화로, 제76회 칸영화제 최고상 황금종려상과 함께 뛰어난 연기를 펼친 개 배우에게 주는 ‘팜도그상(Palm Dog Award)’을 받았다. 사진은 수상의 주인공인 메시. 영화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스눕 역을 연기했다.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스튜디오 디에이치엘](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4289fc89-6ded-4442-a6b4-9ce78291d777.jpg)
첩보액션 '신스틸러'가 감독 부인 고양이
‘아가일’은 첩보 액션 ‘킹스맨’ 시리즈로 유명한 본 감독이 스파이 소설계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자신의 반려묘 ‘알피’와 함께 실제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 위험천만한 여정을 그렸다. 알피 역에 캐스팅한 고양이의 연기력에 만족하지 못한 본 감독이 아내인 수퍼모델 클라우디아 쉬퍼의 반려묘 ‘칩’을 안방 캐스팅했다. 평소 집에서 봐온 칩의 귀여운 습성을 적재적소에 살려 영화에 코믹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첩보 액션 영화 '아가일'(2월 7일 개봉)에서 스파이 소설계의 베스트셀러 작가 엘리의 반려묘 '알피'는 전세계 스파이의 표적이 된 주인과 함께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난다. 알피 역의 고양이 '칩'은 매튜 본 감독의 아내가 키우는 반려묘라고 한다.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2cd04a56-37c7-41d5-9d95-dfe8c56bc7d8.jpg)
동물 촬영 3대 수칙, 관찰·이해·기다림
인간 같은 연기나 묘기를 강요하면 안된다. 3년 전 KBS 사극 ‘태조 이방원’ 제작진이 촬영 중 말을 억지로 넘어뜨려 사망케 하면서 사회적 지탄과 함께 동물 학대죄 판결을 받은 일도 경각심을 일깨웠다. 인간에게 가장 충직하고 똑똑한 개들도 예외는 아니다. ‘도그 데이즈’로 연출 데뷔한 김덕민 감독은 “동물 배우가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은 무조건 피하는 방식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까칠한 싱글남 건물주(유해진)와 동물병원 수의사(김서형), 초로의 유명 건축가(윤여정)와 MZ배달 라이더(탕준상), 초보 부모(정성화‧김윤진), 한 여성의 전 남친(다니엘 헤니)과 현 남친(이현우) 등 가까워지기 힘든 이들이 개들로 인해 서로 이해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다. 유기견과 아이 입양, 인간의 죽음‧늙음과 개 안락사 등 묵직한 소재를 따뜻하게 풀어냈다.
위험한 장면은 훈련사 함께…CG로 지워
![영화 '도그 데이즈'에서 완다(완다)가 주인(윤여정)이 실려간 구급차를 쫓는 장면은 실제 현장에선 초록 쫄쫄이를 입은 훈련사가 함께 뛴 뒤 훈련사를 CG로 지워 장면을 완성했다. 사진 CJ ENM](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1a30bf42-1c49-4b51-bdae-63b26f4deda2.jpg)
![영화 '도그 데이즈'에서 세트장에서 촬영한 후 CG로 배경을 합성한 장면이다. 사진 CJ ENM](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caf7d642-2e56-42f7-b206-c468346febdb.jpg)
개 124마리 촬영 뤽 베송 "개 전담 분장팀 있죠"
![뤽 베송 감독의 새 영화 '도그맨'(24일 개봉)은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한 남자의 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주연 배우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개 124마리와 호흡을 맞췄다. 사진 엣나인필름,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4/02/02/ce66b757-e9b2-492f-9743-39f2d2dfbb9a.jpg)
‘그랑블루’, ‘레옹’, ‘제5원소’, ‘잔 다르크’ 등 40여년 간 블록버스터 현장을 지휘해온 뤽 베송 같은 거장도 “우리가 개한테 맞춰야지, 개를 우리에게 맞추려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현장에 개 전담 분장팀 3인이 상주하며, 매일 수십 마리 개들이 분장실을 드나드는 재미난 풍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는 영화 오프닝 문구는 프랑스의 유명 시인 알퐁스 드 라마르틴의 명언이다. 실제 애견인인 뤽 베송 감독은 자신의 개도 영화에 출연시켰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 개 철창에 갇힌 뒤 가장 먼저 쓰다듬는 검은 개가 그의 반려견 ‘스눕’이다.
나원정(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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