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발톱 다시 드러낸 파월…3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 그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Fed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5.25~5.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ㆍ11ㆍ12월에 이은 4연속 동결이다. 특히 정책결정문에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firming)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 사실상 추가 인상 가능성은 사라졌고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각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를 의식해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는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Fed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경제 지표는 물가 상승세다.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로 낮아졌다. 2021년 3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2%대로 복귀한 것이다. 다만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시장 전망치(3.2%)를 상회했다. 임금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노동시장 수요도 여전히 강세다.
시장은 이번 금리 동결을 예측하면서도 인하 시점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파월의 입에 주목해왔다. 파월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6개월의 데이터를 보면 인플레이션 완화세가 보이나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좋은 데이터(more good data)를 보기를 원한다”며 “우리 예상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재가속되면서 2%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관심사인 금리 인하 시점 관련해선 “올해 어느 시점에서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금리인하 시점은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3월 회의 때 그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질문자가 말한 '가까운 시기'(near term)가 '3월'로 여겨지는데 가능성이 크거나 베이스 사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부연했다.
시장은 조기 금리 인하를 차단한 점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해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3월 인하 가능성은 전날까지 40% 수준이었지만 파월 발언 이후 30%대로 내려갔다. 반면 5월에 인하할 가능성은 전날 80%대에서 90%대로 뛰어올랐다.
다소 매파적인 파월 등장에 미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주가는 하락하고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2%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1% 떨어져 지난해 9월 21일(-1.64%)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낙폭이 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3%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각 기준) 기준 전장 103.409보다 0.21% 오른 103.630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미국이 2분기, 한국은 하반기 들어 인하에 나설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5월 모건스탠리는 6월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올해 총 네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내수 부진과 부동산 PF 등에 따른 유동성 우려를 고려해 한은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6월 인하를 전제로 한은의 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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