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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김지용·장인화·권영수 등 회장 후보 6명 발표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이끌 신임 회장 후보군이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을 포함한 6명으로 압축됐다. 지난해 12월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한 후추위가 후보들의 면면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포스코홀딩스
‘정통 포스코맨’이냐, 외부 출신 ‘혁신’이냐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이날 8차 회의를 열고 ‘파이널리스트’(최종 후보군) 명단 총 6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명단 공개 막판까지 후추위는 진통을 거듭하며 치열한 논의를 거듭했다고 한다. 후추위는 이날 6명의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중점을 뒀던 주요 기준은 ‘미래 도약과 변화를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전·현직 인사로는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포함됐다. 다만 후추위 시작 시점으로부터 1년내 퇴직한 인사가 대상인 탓에 내부 인사로는 김 원장과 전 전 사장만 포함됐다.

비(非)포스코 출신으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에 몸 담은 경험이 아예 없는 외부 인사 3명이 이례적으로 포함된 것이다.

공대 출신 엔지니어 그룹의 대표는 김 사장과 장 전 사장이 꼽힌다. 지난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김 원장은 서울대 금속학과 출신으로 현재 그룹 CTO로서 배터리 소재·AI·수소 분야의 핵심기술(R&D)와 혁신을 총괄하고 있다. 최 회장과 지난 2018년 회장 선임 당시 경합하던 장 전 포스코 사장도 서울대, 엔지니어 출신의 ‘정통 철강맨’이다. 철강생산본부 본부장 시절 포항제철소 설비 고도화를 이끌었다. 고려대 법대 출신의 전 전 사장은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사실상의 CFO 역할과 컨트롤타워 수장 역할을 겸한 이력 덕분에 ‘포스코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철강 산업에 종사한 이력이 아예 없는 권 전 부회장 등이 포스코 새 사령탑에 오른다면 제4대 고(故) 김만제 전 회장 이후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이 된다. 권 전 부회장은 업종을 불문하고 신(新)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력이 많은 편이다. 이차전지 또 우 전 부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서 현대차그룹 1세대 경영진이자 기술 전문가로 손꼽힌다. 김 사장은 글로벌 석유기업 쉘에서 20년간 근무하고 SK이노베이션 기술원장 등을 역임한 석유산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앞서 후추위는 평판조회대상군 22명(내부 8명·외부 15명)을 선정하고, 자체 회의와 외부 자문을 통해 롱리스트(22명)→쇼트리스트(12명) 순으로 후보군을 압축해왔다. 다만 윤석열 정권과의 불화설 등으로 3연임 도전 여부 자체가 논란이 됐던 최 회장은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반대하자 평판조회대상군 선정 때부터 이름이 빠졌다.

이후 후추위는 이들 후보자에 대해 집중적인 대면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2월 중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할 예정이다. 이 후보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오는 3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된다.

김경진 기자
다만, 내·외부 인사 어느 쪽이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되더라도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으로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7인 뿐만이 아니라 현재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 김지용 사장도 마찬가지다. 파격적으로 철강 산업과 무관한 이력의 권영수 전 부회장 등 외부 인사가 최종 후보로 낙점된다면 ‘철강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비판도 거세게 일 전망이다. 포스코 회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 등을 지낸 고(故) 김 전 회장(1994년)을 제외하고 모두 ‘정통 포스코맨’이었다. 공대 출신이 아닌 역대 포스코 회장도 3명 뿐이었다. 내부에선 철강은 자동차·조선·가전·건설 등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기간산업인데다 포스코그룹 실적의 65%가 철강에서 나오는 만큼 철강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 총괄 사장은 이날 지난해 실적 발표 자리에서 “새로운 CEO 선임 이후에도 그간 투자의 방향을 바꾸거나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후추위가 당사 성장 전략을 이해하고 가장 잘 추진할 수 있는 CEO를 선임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한 정당성 논란과 실적 악화라는 이중 악재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수민(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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