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수 펑크’ 56.4조 역대 최대…중앙정부 빚 1100조 돌파
31일 기획재정부는 ‘2023년 국세수입 실적(잠정)’을 발표하며 지난해 국세 수입이 344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기재부가 2022년 국회에 제출해 확정된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56조4000억원 적다. 이는 2013년 14조5000억원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다.
지난해 세수를 전년 세수와 비교하면 51조9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9월 발표된 세수 재추계치(341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2조7000억원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말 세금 납기일을 대거 2022년 초로 연기해줘 2022년 세수가 2021년 세수의 상당 부분을 가져갔다”며 “이런 세정지원 기저효과(-10조2000억원)를 고려하면 지난해 실질적인 세수 감소액은 41조7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세수 감소를 주도한 세목은 법인세다. 경기 둔화에 따라 기업 영업이익이 쪼그라들면서 지난해 법인세가 전년 대비 23조2000억원 줄어든 80조4000억원 걷혔다. 상장사 영업이익은 2022년 상반기 6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8조8000억원으로 70.4% 감소했다. 또한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14조7000억원 덜 걷혔다. 순수토지 매매거래량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72만4000필지 거래되다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거래량은 48만9000필지로 32.4% 감소했다.
무역수지상 수입이 줄어드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부가가치세 세수가 전년 대비 -7조9000억원, 관세가 -3조원을 나타냈다. 이 밖에 종합소득세(-2조5000억원), 종합부동산세(-2조2000억원), 교통세(-3000억원)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세수 감소 등 탓에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64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수지다. 그나마 코로나19 대응 사업 축소 등으로 총지출이 크게 줄어든 덕분에 2022년 같은 기간(98조원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축소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58조2000억원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 중이다.
적자가 쌓이면서 지난해 11월 말 현재 중앙정부 채무(1109조5000억원)는 1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101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재부는 예상한다. 1101조7000억원은 2018년 말(651조8000억원)보다는 69%, 전년(1033조4000억원)보다는 6.6% 증가한 숫자다.
다만 중앙정부 채무 증가 속도는 완화하는 추세다. 2020년 전년대비 중앙정부 채무 증가율은 17.2%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1년 14.6%→2022년 10%→지난해 6.6%로 계속해서 낮아졌다. 기재부는 앞으로 중앙정부 채무가 2025년 1200조원을 넘고 2026년 1300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적자 보전하고 빚 다 갚으려면 미래세대 소득 40% 세금 내야”
기재부는 지난 4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재정준칙 법제화를 계속 추진하고 내년 예산 편성부터 더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재정준칙 법안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국내총생산) 대비 3% 이내로 규정하는 게 골자다. 2022년 한국의 명목GDP는 2150조여원이다. 최근 잇따르는 감세 정책들이 세수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이날(31일) 최진규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올해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민중(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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