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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직원 하마스 연계' 파문…가자지구 구호 '지뢰' 터져(종합)

주요국 기부금 중단·보류…EU "독립적 인원으로 즉각 감사해야" UNRWA "지원 끊기면 내달 말부터 활동 전혀 못해" 재고 요청

'유엔직원 하마스 연계' 파문…가자지구 구호 '지뢰' 터져(종합)
주요국 기부금 중단·보류…EU "독립적 인원으로 즉각 감사해야"
UNRWA "지원 끊기면 내달 말부터 활동 전혀 못해" 재고 요청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유엔 구호기관의 중립성을 의심하는 주요국이 기부금 지급 중단 방침을 잇달아 발표한 데 이어 긴급 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립국 스위스마저 재정 지원 보류를 결정하는 등 국제사회의 여론이 싸늘하게 식어가자 유엔은 가자지구 내 구호 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지원 재개를 호소했다.



◇ EU는 긴급감사 촉구…중립국 스위스도 기부 보류
유럽연합(EU)은 이 의혹에 대한 긴급 감사를 유엔에 요구했다.
에릭 마메르 EU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이 의혹과 관련해 유엔 자체 조사와 더불어 EU 집행위원회가 임명한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감사가 수행돼야 할 것"이라며 "이는 분명 시급한 조치로, 지체 없이 실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마메르 대변인은 이 같은 조치의 추이를 봐 가면서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 진영의 몇몇 국가는 26일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UNRWA에 대한 지원 중단 방침을 잇달아 발표했다.
단일국가로는 작년 기준 연간 기부액(3억4천만달러·약 4천500억원)이 가장 컸던 미국부터 추가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고 호주와 영국,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일본 등도 지원 중단에 동참했다.
중립국 스위스마저도 지원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날 스위스 연방정부는 이 의혹에 대한 유엔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UNRWA에 대한 기부금 지급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연간 310억원에 달하는 이 돈이 테러에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인도주의를 국가 정체성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스위스는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이어 UNRWA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자 최근 스위스 연방의회는 기부금 폐지 내지 삭감 방안을 논의 중이다.

◇ 유엔, 조사 착수…납치·학살 가담 의혹까지 보도
UNRWA 직원들의 하마스 연계 의혹은 지난 26일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라자리니 위원장은 하마스의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과정에서 UNRWA 직원 12명이 연루됐다는 의혹 정보를 이스라엘에서 받아 자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당시 민간인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붙잡아 갔을 때 UNRWA 직원들이 하마스에 조력했다는 게 의혹의 취지다.
UNRWA가 즉각적으로 해당 직원들을 해고하고 곧장 조사에 착수한 점에 비춰 의혹의 개연성에 무게가 실렸다.
다만, UNRWA가 입수한 관련 정보는 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로부터 얻은 것이고 공교롭게도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방지할 조처를 하라고 명령한 직후 불거졌다. 이스라엘이 국제 여론에 반전을 꾀할 의도로 제보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없지 않다.
반면 이스라엘이 파악한 UNRWA 직원들의 하마스 내통 의혹은 단순한 연루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범죄행위를 구성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전날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에 제공한 문건을 인용해 UNRWA 직원 12명이 하마스의 공습 당시 여성을 납치하거나 희생자 97명이 나온 키부츠(집단농장) 학살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12명 가운데 대다수는 하마스 조직원이거나 다른 무장단체 소속이며 작년 10월 7일 하마스 측과 집결지와 무기 지참 등을 논의한 흔적도 발견됐다고 이스라엘 측은 문건에 적시했다.

◇ 유엔 "지원 끊기면 가자지구 활동 전면 중단 불가피" 호소
유엔은 연루된 직원들의 잘잘못을 가려내고 엄정한 처분을 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파문을 가라앉히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해고 처분과 자체 조사 계획 발표 후에도 UNRWA에 지원을 끊는다는 나라가 잇따르고 자체 조사에 그칠 게 아니라 독립적인 감사까지 벌이라는 요구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유엔은 일부 직원의 일탈행위가 심각했지만 그렇다고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활동 자체를 막아서지는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의 혐오스러운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야 하지만 가장 위험한 곳에서 인도주의 업무를 하는 수만 명의 UNRWA 직원들을 모두 징벌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UNRWA는 이날 성명에서 "자금 지원이 재개되지 않으면 내달 말 이후로는 가자지구를 포함한 UNRWA의 활동 지역 전역에서 진행하던 모든 구호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지원 중단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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