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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시아군 위협에도 '생명선' 흑해항로 복원 성공

흑해 서부 해안선 따라 연안항로 개척…러군 함정 몰아내 "해운 재건에 올해 성장률 1.23%p 상승 추산…경제회복 기대"

우크라, 러시아군 위협에도 '생명선' 흑해항로 복원 성공
흑해 서부 해안선 따라 연안항로 개척…러군 함정 몰아내
"해운 재건에 올해 성장률 1.23%p 상승 추산…경제회복 기대"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군사적 위협에도 핵심 해상 무역로인 흑해 항로를 되살리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으로 극심한 타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9월 19일 화물선 '리질리언트 아프리카'호가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초르노모르스크항에서 출발,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거쳐 목적지인 이스라엘 하이파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 배는 지난해 7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고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봉쇄한 뒤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흑해로 출항한 곡물 수출선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500척 가까운 배편이 오데사주의 항만을 드나드는 등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해상 무역은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오데사주를 통해 수출된 물자 규모는 630만t(톤)에 이르렀으며, 오데사주의 3대 항만인 오데사항과 초르노모르스크항, 피우데니항의 물동량은 이제 거의 전쟁 이전 규모를 회복했다.
이달 하순 오데사항에서는 선박 11척이 근처 바다에서 대기 중인 가운데 하루 14척이 동시에 화물을 싣는 등 활기를 띠었다.
흑해 항로는 전쟁 이전 우크라이나 대외 무역의 약 60%를 차지한 우크라이나 경제의 생명선이다.
따라서 러시아가 2022년 침공 이후 흑해 항만 봉쇄에 나서자 우크라이나는 흑해 항로 회복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이를 위해 오데사주 항만에서 남쪽의 보스포루스 해협까지 최단 거리로 직진하는 기존 항로 대신 흑해 서쪽 해안선을 따라 돌아가는 연안 항로를 새로 개발했다.
운항 거리는 좀 더 길어지지만, 러시아 잠수함의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연안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포병 전력으로 커버가 가능한 항로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에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을 가해왔다.
실제로 작년 7월 흑해곡물협정 폐기 이후 러시아군은 지금까지 200곳 가까운 우크라이나 항만 시설을 공격, 항만 노동자 5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했다.
오데사항 여객터미널은 리질리언트 아프리카호의 첫 출항으로부터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9월 25일 러시아의 오닉스(야혼트) 대함미사일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됐다.
오데사항의 건물에서는 멀쩡한 지붕이나 손상되지 않은 창문을 거의 보기 어려울 정도이며, 유리는 대부분 플라스틱판으로 교체됐고 도로는 곳곳에 구멍이 나 있다.
러시아군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의 위협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습경보가 울리면 항만 노동자들은 작업을 중단한다.
오데사 항만청 관계자는 "(러시아군 전력이 있는) 크림반도는 겨우 160㎞ 떨어져 있으며, 심지어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하기도 전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지는 경우도 때때로 있다"면서 공습으로 인해 선적 시간이 기존보다 약 30% 길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흑해함대에 큰 타격을 가하고 주변 해역의 통제권을 차츰 되찾으면서 러시아군이 흑해 항로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기인 2022년 초 오데사에 대한 러시아 육·해군의 상륙 작전과 포위 공격을 격퇴, 오데사가 러시아군 손에 들어가는 것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어 같은 해 4월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순양함 모스크바함을 격침하고 흑해 서북부의 즈미니섬(뱀섬)을 되찾음으로써 흑해 서북부 해역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러시아 해군 함정을 흑해 서북부와 중부 해역은 물론 우크라이나와 멀리 떨어진 서남부 일부 해역에서도 완전히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순항미사일·무인수상정(USV) 등으로 러시아 해군을 공격, 흑해함대가 투입한 함정 80척 가운데 최소한 22척을 파괴했고 13척에 피해를 입히는 전과를 올렸다.
드미트로 플레텐추크 우크라이나 해군 대변인은 "우리가 (러시아군) 흑해 함대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낙관했다.
이처럼 흑해 항로가 살아나면서 우크라이나 경제에도 시의적절한 호재가 되고 있다.
올렉시 소볼레우 우크라이나 경제부 차관은 흑해 봉쇄 무력화로 올해 우크라이나 수출이 최소한 33억 달러(약 4조4천억원) 늘어나고 경제 성장률이 1.23%포인트 상승하며 우크라이나 통화 흐리우냐화의 가치가 안정되는 효과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리 바스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차관은 새로운 흑해 항로가 완전한 안전성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방공망, 국제적 감시와 국제적인 군사적 보호 활동 등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에도 우크라이나의 해상 무역이 계속 돌아갈 수 있음이 입증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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